지난달 2일 강원 고성에서 발생한 산불을 진화하기 위해 산림청 소속 산불진화대원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산림청 제공
지난달 2일 강원 고성에서 발생한 산불을 진화하기 위해 산림청 소속 산불진화대원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산림청 제공
산림청은 올해부터 산불을 줄이기 위해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다고 24일 발표했다. ICT 플랫폼을 이용한 대형 산불 발생 취약지역을 중심으로 산불 관리를 강화한다는 취지다. 화재 발생 시 광대역 무선 통신망을 이용해 재난 관리 및 초기에 대응하고, 첨단 센서를 기반으로 산불 번짐 등 주변 환경을 분석해 실시간 진화작전을 수립한다는 계획이다.

산림청 "스마트 CCTV로 야간화재 조기감지"
산림청은 적외선(IR) 기능이 내장된 스마트 폐쇄회로TV(CCTV)를 통해 야간 재난발생 상황을 파악하고 불꽃·연기·온도감지 센서를 활용해 실시간으로 입산객을 모니터링한다. 올해는 7억5000만원을 투입해 강원 동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스마트 CCTV를 설치할 예정이다.

드론을 이용한 산불 대응체계도 강화한다. ‘산림드론단’을 편성, 드론 촬영 사진과 영상을 근거로 불법행위자를 적발하거나 과태료를 부과할 계획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산림이나 인접지에서 불을 피울 경우 1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고 입산통제구역을 무단 입산하면 2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낸다”고 말했다. 열화상카메라를 장착한 정밀형 드론도 확충한다. 지난해 8대에서 올해 10대로 늘릴 계획이다. 정밀형 드론은 야간산불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고 야간에 행해지는 불법 소각도 찾아낼 수 있다. 드론 촬영영상을 실시간으로 산불상황실과 공유하도록 기술을 개발 중이다.

산림청은 대형산불이 발생하는 강원 동해안 권역을 중심으로 특화된 산불방지대책도 추진하기로 했다. 산불 방지를 위해 올해 217억원을 들여 65㎞ 구간에 산불예방 임도를 설치한다. 임도를 설치하면 연료물질을 쉽게 제거할 수 있고 숲가꾸기 등 재해에 강한 산림을 조성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산불 발생 시 산불진화용 도로로 활용할 수 있다. 지난해 4월 강원도 대형산불 중 인제에 임도가 부족해 다른 지역에 비해 진화시간이 네 배 이상 걸렸다. 또 올해 108억원을 투입해 기존 임도 폭을 늘리는 사업도 한다.

주택·건축물 화재 등 산불 사전예방 및 소화시설 확충사업도 벌인다. 주택과 산림 간 산불전이를 방지하기 위해 산불안전공간을 조성한다. 주택 등 주요 시설물과 산림 사이에 이격거리(20~25m)를 두고 산불에 강한 관목류를 식재하고 이후 공간(26~50m)은 침엽수를 제거해 완충지대를 조성할 계획이다. 올해부터 매년 20개소씩 총 200개소를 조성할 방침이다.

한편 지난 2월 1일부터 5월 15일까지 운영한 올해 봄철 산불조심 기간 전체 2926건의 산불신고가 접수됐고, 이 중 423건이 산불로 진행됐다. 산불 발생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428건보다 1% 줄었다. 피해면적도 지난해 3095㏊보다 10% 감소한 2786㏊로 집계됐다. 봄철은 고온 건조한 날씨와 양간지풍(襄杆之風), 국지적 돌풍 등으로 산불대응에 어려움이 있다. 산림청은 올해 국가위기관리센터, 행정안전부 등 유관기관 간 능동적인 협업을 기반으로 스마트한 산불예방과 효율적인 진화시스템을 통해 지난해보다 산불 건수와 피해면적을 줄였다. 산림청 관계자는 “올해 고성산불은 지난해와 여건이 비슷하지만 각 부처의 장점과 특성을 반영한 협력체계를 강화해 인명 피해가 없었다”며 “산불진화대원을 최정예 산불 진화 요원으로 육성해 진화시간 단축에도 나서겠다”고 말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