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방제헬기가 소나무재선충병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방제하고 있는 모습.  산림청 제공
산림청 방제헬기가 소나무재선충병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방제하고 있는 모습. 산림청 제공
소나무재선충병은 소나무재선충이 북방수염하늘소와 솔수염하늘소라는 곤충의 몸을 빌려 소나무에 침투, 20일 만에 20여 만 마리 이상으로 증식한다. 이 과정에서 소나무의 조직이 파괴돼 한번 감염된 소나무는 100% 죽게 된다. 한국은 1988년 부산 금정산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산림청 "드론·QR코드 활용…비접촉 산림보호"
지난해 5월부터 올 4월까지 소나무재선충병 피해목은 41만 그루로 전년보다 1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산림청에 따르면 이 기간 전국 124개 시·군·구에서 발생한 소나무재선충병 피해고사목 41만 그루를 전량 제거했다. 소나무재선충병 피해는 2013년 제주도, 경상도를 중심으로 피해고사목이 218만 그루까지 확산됐다.

이후 산림청과 전국 지방자치단체는 감염 우려목 제거, 공동방제, 방제 사업장 점검, 이동 단속 초소 운영, 소나무류 취급업체 집중 단속 등을 벌여 피해목을 줄였다. 그 결과 피해목 기준으로 5만 그루 이상인 ‘극심 지역’은 울산 울주군, 제주 등 2개 지역에서 울산 울주군 1개 지역으로, 3만~5만 그루 미만의 ‘심 지역’은 경주, 포항, 안동, 구미 등 4개 지역에서 경주, 제주 등 2개 지역으로 줄이는 성과를 냈다.

신규 발생 지역은 충남 서산, 전남 해남 등 7개, 청정 지역 환원은 경북 영양·문경, 충남 홍성 등 3개 지역이었다. 이에 따라 피해 시·군·구는 지난해 120개에서 올 4월 현재 124개로 늘어났다.

지역별로는 소나무재선충병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경북, 울산, 제주에서 피해목이 33만9000그루에서 26만3000그루로 크게 줄어든 반면 강원 춘천, 전남 순천, 여수 등의 피해는 늘었다.

제주도는 피해목이 전년의 절반을 다소 넘는 수준으로 줄었고, 경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방제에 어려움이 있었음에도 전년보다 10% 감소했다. 경기·강원의 잣나무림은 소나무와 비교해 고사 발현이 늦어 피해목 발견이 지연되면서 피해가 커졌다. 종전에는 소나무재선충병이 일부 지역에 집중적으로 발생했지만, 최근에는 여러 지역에 소규모로 분산 발생했다. 피해목 1000그루 이하 시·군·구 수와 비중은 2013년과 비교해 각각 19곳에서 87곳으로, 30%에서 70%로 증가했다. 산림청 관계자는 “종전에는 소나무재선충병이 일부 지역에 집중적으로 발생했지만 최근에는 여러 지역에 소규모로 분산돼 발생하고 있다”며 “이에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방제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피해가 심한 지역에 대한 집중 방제에서 선단지나 경미 지역의 예찰·예방 중심으로 전환한다는 의미다.

산림청은 비접촉 근접무선통신(NFC) 전자 예찰함과 비가시권 지역의 드론 예찰, 초근접 드론 방제, 사물인터넷(IoT)을 이용한 마킹 테이프 활용, QR코드를 통한 고사목 이력 관리 등 ICT를 활용해 방제할 방침이다. 고사목 전수 검경과 이력 관리 등 예찰을 철저히 하고, 우려목 사전 제거와 예방나무 주사를 확대해나가는 등 예찰과 예방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소나무재선충병 확산 양상의 변화에 따라 선단지 축소와 백두대간, 비무장지대(DMZ) 등 주요 소나무림 보호를 우선 목표로 하고 있다”며 “확산 저지에 역량을 집중해 앞으로도 소중한 우리 소나무를 지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