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선택적 패스제' 요구…경희대·한양대도 동참(종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대다수 대학이 1학기 강의를 비대면으로 진행하면서 학생 권리가 침해됐다며 등록금 반환과 '선택적 패스제' 도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대학가에서 커지고 있다.

경희대 총학생회는 23일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본부는 학생들의 침해된 학습권에 대해 소통하고 책임지라"고 요구했다.

최인성 경희대 총학생회장은 "코로나19 재난 시기에 모든 구성원이 합심해 머리를 맞대도 모자랄 판에 학교는 불통으로 일관하며 학생들에게 고통분담만 운운했다"며 고 말했다.

이들은 재난 시기에 사회적 교육기관인 대학이 공적 주체로서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았다며 등록금 반환을 통해 학습권 침해에 대한 보상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어려움에 대한 대학의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총학생회는 학교 측이 제시한 절대평가 방식은 정상학기 때도 공정성과 타당성을 보장하지 못한다며 '선택적 패스제' 도입을 학교 측에 촉구했다.

'선택적 패스제'는 성적 공지 이후 학생들이 A, B, C 등으로 평가된 본래 성적을 그대로 받을지, '패스'로만 받을지 선택할 수 있는 제도다.

최근 홍익대가 대학 최초로 이 제도를 도입한 후 서강대가 뒤를 이으면서 대학가에서 찬반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경희대 측은 이날 별도 입장문을 통해 "경희대는 서울에서 등록금이 가장 낮은 대학 중 하나"라며 "지출 증가와 함께 휴학생 증가, 외국인 유학생 등록 감소 등으로 수강료 수입이 상당 부분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어 "선택적 패스제는 수강과목 성적에 대한 신빙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전제에서 시행되는 제도로 이는 교·강사의 교수권을 인정하지 않는 위험성을 갖고 있다"며 "이처럼 문제가 많은 제도를 무리하게 도입할 이유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한양대학교 학생들도 서울캠퍼스 신본관 앞에 모여 "학교가 대면시험 과정에서 무책임한 태도를 보였다"며 규탄 농성을 벌였다.

이들은 "시험 중 유증상자가 발생해 등교가 중지된 이들이 생겼는데도 학교는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다"면서 "최소한의 구제책으로 선택적 패스제 도입을 요구했지만 '교육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한 학기 동안 제대로 된 배움을 얻지 못했다"며 "총장은 책임지고 사과하고, 선택적 패스제 원안을 채택하라"고 촉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