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방역지침에는 유통업체 물류센터는 미포함
확진자 벌써 30여명…"물류센터 특성 고려한 방역지침 필요"
경기도 부천의 쿠팡 물류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유통업체 물류센터의 특성을 고려한 방역지침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 방역지침에는 물류센터 부분은 따로 규정돼 있지 않다.

정부도 여러 사람이 한 곳에 모여 단기간 내 집중적으로 일하는 물류센터의 특성을 고려할 때 방역 및 관리 강화를 위한 촘촘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추후 조처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앞서 지난 6일 '사회적 거리두기'를 '생활 속 거리두기'(생활방역) 체제로 전환하면서 핵심 5대 수칙을 비롯한 시설·유형별 세부지침을 발표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개인이 지켜야 할 수칙은 ▲ 아프면 3∼4일 집에 머물기 ▲ 두 팔 간격 거리 두기 ▲ 30초 손 씻기, 기침은 옷소매에 ▲ 매일 2번 환기, 주기적 소독하기 ▲ 거리는 멀어져도 마음은 가까이하기 등이다.

집단 방역과 관련해선 ▲ 방역관리자 지정하기 ▲ 방역지침 마련·준수하기 ▲ 방역관리자가 적극적 역할 수행하기 ▲ 구성원은 방역관리자에게 적극적으로 협조하기 등을 권고했다.

이에 따른 사업장 방역 지침 역시 비슷하다.

정부가 27일 발표한 '생활 속 거리두기 세부 지침' 2판을 보면 각 사업장에서는 발열 또는 기침, 인후통 증상이 있으면 출근을 자제하고, 다른 사람과 가급적 2m 이상 거리를 두도록 권고하고 있다.

사업주에게는 방역 상황을 관리하는 담당 부서(관리자)를 정해 감염병 예방 및 차단에 힘쓰도록 했다.

이 세부 지침은 콜센터와 건설업, 은행, 방문 서비스 등 감염 위험도가 높은 일부 직종에 대한 방역 수칙을 담고 있지만, 쿠팡과 같이 유통업체가 운영하는 물류센터에 대한 부분은 따로 없다.

확진자 벌써 30여명…"물류센터 특성 고려한 방역지침 필요"
이런 상황에서 쿠팡 물류센터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뒤 불과 며칠 만에 확진자가 30여명으로 급증하자 사업장 내 방역관리 미흡이 사태를 키운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물류센터는 컨테이너처럼 밀폐성이 높은 공간이 많고, 이런 곳에선 가장 기본적인 마스크조차 착용하기가 쉽지 않은 구조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당국도 이런 점을 잘 알고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 본부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아직 조사·검사가 진행 중인 상황임을 전제하면서도 물류센터내 구내식당과 흡연실, 셔틀버스, 작업장에서의 어떤 접촉 등을 통해 감염이 퍼졌을 가능성을 거론했다.

정 본부장은 "4천명 정도가 수시로 업무를 했고, 최근에는 업무량이 늘어 일용근무하는 분도 많이 참여하는 상황이었다.

확진자 1∼2명으로부터 시작된 감염이 여러 번 노출을 거쳐 산발적으로 전파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추정했다.

김강립 중대본 1총괄조정관 역시 "방역수칙 중 첫째가 아프면 3∼4일 쉬면서 증상을 지켜보고 관찰하는 것인데 제대로 지켰는지, 잘 지켜지기 어려운 상황이었는지 등 염려되는 부분이 있다"면서 "(물류센터의) 컨테이너 내부는 밀폐성이 높고, 단기간 내에 집중적으로 노동하면서 마스크를 쓰는 게 쉽지 않은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물류센터 내 방역관리 지침을 보완키로 하고 관련 부처와 협의하겠다는 방침이다.

정 본부장은 "물류센터와 관련된 특정 지침은 필요하다"면서 방역수칙의 기본 원칙은 동일하지만 어떻게 적용할지 등은 사업장의 유형이나 특성에 따라 조금 더 정교하게 만드는 게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 1총괄조정관 역시 "(물류센터의) 특성을 고려한 세부지침의 마련 여부를 관계부처와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확진자 벌써 30여명…"물류센터 특성 고려한 방역지침 필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