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개편·국정과제 추진도 노력"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20일 시작된 학생들의 순차 등교수업에 대해 "합리적인 수준에서 좀 가능하다면 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 차관은 이날 서울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개인적으로는) 두렵고, 방역 당국 입장에서도 등교 개학에 대해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는 없는 상황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학교를 계속 닫아놓고 정지시킬 수도 없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강립 복지차관 "코로나19 속 등교, 두렵지만 가능하다면 가야"
김 차관은 이어 순차 등교를 결정한 계기로 4·15 총선을 언급하면서 "2천300만 명 정도가 참여한 선거를 준비하고 치르는 과정에서 단 한 명의 확진자도 나오지 않았다.

이것은 거의 기적이 아닐까, 우리 국민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코로나19 유행 상황에서 전국적인 선거를 치른 나라가 없어 참고할 곳이 없었다"면서 "선거를 준비하고 치르는 과정에서 사실 방역당국은 노심초사했었다"고 회고했다.

김 차관은 이태원 클럽발(發) 'N차 감염' 등으로 재확산 추세를 보이는 코로나19 현 상황에 대해서는 "우리가 지나야 하는 터널이 꽤 많이 남았다.

(지금은) 터널 중간에서 햇빛이 잠깐 들어오는 상황"이라고 말해 코로나19 종식이 요원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 차관은 그간의 코로나19 대응 과정과 관련해선 대구·경북에서 하루에 수백명의 확진자가 나왔을 때가 최대 위기였다고 회고하면서 당시 경증환자를 위한 생활치료센터 개설 문제에 좀 더 과감하게 대응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센터 구축을 위한 협의 과정에서 시간이 지체되면서 확진자가 병원에 가지 못하고 집에서 숨지는 사례가 발생했는데, 이때가 공직생활 30년 중에서 가장 가슴 아픈 순간이었다고 전했다.

김 차관은 또 충남 아산과 충북 진천에 중국 우한교민을 위한 임시생활시설을 마련하는 초기 과정에서 빚어진 지역 주민들과의 갈등을 거론하면서 "이때 미지의 감염증이 주는 '공포'를 체감할 수 있었다.

가능한 한 정보를 빠르고 신속하게 전달하려고 했던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김 차관은 보건복지부가 올해 상반기에는 코로나19 방역에 집중해 왔다면 하반기부터는 다른 신종 감염증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직 개편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질병관리본부가 '청'으로 승격될 때 이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조직 기반을 정비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를 마무리하는 데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21대 국회와 긴밀히 협력해 국민연금 문제와 상병수당제 도입 등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언급했다.

한편 김 차관은 자신이 전날 세계보건기구(WHO) 집행이사로 지명된 것과 관련해 "보건의료시스템 보완이 필요한 국가가 많다"면서 "복지부에서 일했던 개인적인 경험과 우리 정부의 집단지성을 세계 각국의 보건을 향상하는 데 쓰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강립 복지차관 "코로나19 속 등교, 두렵지만 가능하다면 가야"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