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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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으로 학비 부담이 큰 지역 사립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의 전출이 이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두 달 넘게 학교 문이 닫히면서다.

17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로 등교가 미뤄진 올해 3월부터 4월 사이 인천 내 사립초 5곳에서 전출한 학생은 총 62명이다. 학교별로는 동명초 25명, 박문초 12명, 한일초 13, 영화초 10명, 인성초 2명이다. 작년 3월~4월 사이 같은 학교 5곳에서 전출한 학생은 모두 7명이었는데, 그 때와 비교하면 8배 넘게 늘었다.

교육계 관계자들은 비싼 사립학교 학비에 부담을 느끼는 학부모가 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초·중·고교 등교가 연기된 상황에서 공립과 사립 모두 온라인 수업 들어야 해서다. 학교도 가지 않는데 학비를 낼 이유가 없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학비 수준은 사립초마다 천차만별이지만 매달 등록금과 스쿨버스 운영비 등을 포함해 100만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학부모는 "아이에게 좋은 걸 경험하게 해주고 싶어서 다른 것 아껴서 사립초에 보냈다"며 "비싼 수업료 내고 온라인 수업을 들을 바에는 일반 학교로 전학시키는 게 맞을 거 같아 고민이 많이 된다"고 털어놨다.

학교 측도 전출 학생이 늘어나는 데 대한 압박이 크다. 등록금에 대한 재정 의존도가 높아서다. 인천 한 사립초 교장은 "보통 4∼5월이 되면 일반 학교 교육에 불만을 느낀 학부모들이 사립으로 아이를 많이 전학 보내는데 올해는 반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등교도 못 하는데 비싼 등록금이라도 환불해달라는 학부모 요청이 학기 초부터 계속되고 있다"며 "등록금의 95%는 교직원 인건비로 지출되는데 전출이 늘면서 인건비 이외의 교육 시설에 대한 투자가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전국 사립초 66곳이 모인 한국사립초등학교연합회는 교육부에 등록금을 지원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으나 별도 지원을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교육당국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 따라 사립학교에 따로 교육비 지원을 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 법 시행령은 수업료와 입학금이 자율화된 사립학교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산정 기준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