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태원 클럽에서 불거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의 여파로 대학들이 대면강의 재개를 미루고 있다. 4년제 대학 중 75%가 1학기를 모두 온라인강의로 진행하기로 하면서 학생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12일 한양대는 오는 25일로 예정했던 대면강의 전환을 다음달 1일로 미룬다고 공지했다. 한양대는 지난달부터 실습·실기 과목에 한해 대면강의를 해왔다. 이달 25일부터는 이론 과목도 대면강의를 시작할 계획이었지만 이태원발(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긴급 연기했다. 한양대 관계자는 “18일 대면강의 전환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대 공과대학도 이날 긴급 공지를 내고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등교를 원하지 않는 학생은 1학기 종강까지 모든 교과목을 비대면강의로 이수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서울대는 지난 6일부터 실습·실험 과목에 한해 대면강의를 재개했다. 11일 대면강의를 시작한 한국외국어대도 학생들에게 비대면강의로 전환할 수 있다고 밝혔다. 20일부터 대면강의 전환을 추진하려던 경희대 역시 14일까지 코로나19 전파 추이를 보고 전환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에 따르면 11일 기준 사립 및 국공립 4년제 대학 193곳 중 75.1%(145곳)가 사실상 1학기 내내 원격수업을 유지할 것으로 파악됐다. 145곳 중 36.8%(71곳)는 1학기 전체를 비대면강의로 확정했고, 38.3%(74곳)는 ‘코로나19 안정 시까지’ 비대면강의를 하기로 했다.

사총연에 따르면 당초 이번주(11~15일) 대면강의를 시작하기로 한 대학은 22곳이었다. 이 중 절반인 12개 대학이 대면강의 전환을 미루거나 1학기 전체를 비대면강의로 진행하는 것으로 계획을 바꿨다. 다음주(18~20일)에 대면수업을 재개할 예정인 대학은 15곳이다. 25일에 대면수업을 재개할 대학은 8곳, 6월 1일은 2곳으로 집계됐다. 이미 대면수업을 시작한 대학은 23곳이다.

비대면강의가 길어지면서 등록금을 환불해달라는 학생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는 18일부터 등록금 반환을 위한 소송인단 모집에 들어갈 예정이다. 전대넷 관계자는 “실습, 실험이 중요한 학생들은 침해당한 학습권을 보상받지 못하고 있다”며 “일부 대학이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논의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라고 말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