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서 실종녀 살해범의 차량 안에서 부산 실종녀의 머리카락이 발견되면서 연쇄살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3일 실종된 전주 30대 여성의 시신이 발견된 전북 임실군 하천 인근. /사진=연합뉴스
전주서 실종녀 살해범의 차량 안에서 부산 실종녀의 머리카락이 발견되면서 연쇄살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3일 실종된 전주 30대 여성의 시신이 발견된 전북 임실군 하천 인근. /사진=연합뉴스
전북 전주에서 30대 여성을 살해하고 금품을 빼앗은 혐의로 구속된 A 씨(31)가 또 다른 여성 실종 사건에 연관된 정황이 드러나면서 연쇄살인 가능성이 불거졌다.

12일 전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A 씨의 승용차 안에서 여성의 것으로 추정되는 머리카락과 소지품이 발견됐다. 머리카락은 유전자 감식을 통해 지난달 부산에서 전주로 온 뒤 실종된 B 씨(29·여)의 것으로 확인됐다.

B 씨의 머리카락과 소지품은 지난달 19일 30대 여성 C 씨(34·여)를 살해한 혐의로 A 씨를 긴급체포한 뒤 자동차를 수색하는 과정에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 씨의 차량에서 C 씨가 아닌 다른 여성의 머리카락이 나온 것을 수상히 여겼지만 당시에는 B 씨의 실종신고가 접수되지 않은 탓에 머리카락 등을 증거 물품으로 남겨두고, C 씨 사건에 집중했다.

A 씨가 긴급체포되고 열흘이 지난 지난달 29일 B 씨의 가족들이 "며칠 째 B 씨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경찰에 신고하면서 B 씨 실종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경찰 조사 결과 B 씨는 지난달 18일께 부산에서 전주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 됐고, 이날 전주 한옥마을 인근에서 마지막으로 B 씨의 휴대전화 신호가 잡힌 사실을 파악한 부산 경찰은 지난 8일 전북 경찰에 공조를 요청했다.

경찰은 전주로 온 B 씨의 동선이 A 씨와 일부 겹치고, 두 사람이 SNS 메시지를 주고 받은 사실에 주목했다. 또 실종된 여성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지난달 18일 밤 한 남성과 차 안에서 다투는 장면이 담긴 CCTV 영상 등을 확보했다.

이 같은 정황상 경찰은 B 씨의 실종에 A 씨가 연관됐을 가능성을 열어놓고 B 씨의 소재 파악에 나선 가운데 12일 오후 전북 완주에서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여성의 시신이 발견됐다.

경찰은 B 씨가 숨진 채 발견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시신의 신원을 확인 중이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