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주문 건수 증가…"민간앱보다는 불편해 개선 필요"
구청이 개발한 배달앱 사용 점포 가보니…"고객-가게 윈윈"
"주문받으세요.

"
6일 오후 인천시 서구가 운영하는 공공배달앱 '배달서구' 가맹점인 치킨집에 주문이 접수되자 경쾌한 알림음이 울렸다.

치킨집 오세광(48) 사장은 곧장 배달대행업체 프로그램에 주문정보를 입력하고 요리를 시작했다.

치킨이 완성될 때쯤 가게에 도착한 배달업체 직원은 치킨을 받아 오토바이를 타고 곧장 배달지로 출발했다.

고객이 배달서구를 이용해 주문한 지 30분 만에 배달을 완료했다.

고객 입장에서 체감하는 서비스 수준은 '배달의민족'이나 '요기요' 등 유명 민간 배달 앱에 뒤지지 않는다.

고객은 스마트폰으로 서구 지역화폐인 '서로e음' 앱을 통해 배달서구에 접속한 뒤 거리와 할인율 등을 토대로 우선 노출되는 가게를 골라 편리하게 주문을 할 수 있다.

특히 지역화폐인 '서로e음'과 연계돼 배달서구 이용자는 서구가 제공하는 최대 15% 캐시백에 각 업소가 제공하는 3∼7%의 추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최대 22%까지 저렴한 가격에 배달음식을 주문할 수 있는 셈이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배달서구 이용으로 민간앱의 배달 수수료나 광고비 부담을 덜 수 있다.

오 사장은 "배달서구가 민간배달앱을 완전히 대체한다고 하면 한 달에 60만∼70만원 정도는 절감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혜택을 받은 소비자들이 보다 많이 주문하면서 지역경제가 좋아지는 효과도 있을 것 같아 주변에 홍보를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청이 개발한 배달앱 사용 점포 가보니…"고객-가게 윈윈"
이처럼 인천시 서구가 이달부터 본격 운영을 시작한 공공배달앱 배달서구는 자영업자와 고객 모두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7일까지 배달서구에 가입하겠다며 서구 측과 계약한 지역 가맹점은 500곳을 넘어섰다.

주문 건수도 4월 28∼30일 3일간 298건에서 5월 1∼3일 3일간 401건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주문 뒤 실제 배달이 이뤄진 주문 성공률도 4월 말 50% 수준에서 최근 68%까지 올라갔다.

서구 심곡동에서 삼겹살 배달 전문점을 운영하는 이상환(46)씨는 "배달서구 이용 고객이 늘어나면 민간배달앱에 지불하던 수수료를 고객에게 할인 혜택으로 돌려줄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배달서구 운영 사례는 공공개발앱 개발을 추진하는 다른 지자체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국내 배달 앱 1위 업체인 '배달의민족'이 수수료 체계를 변경하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꼼수 인상'이라는 논란이 제기된 뒤 전국 여러 지자체가 공공개발앱 개발에 뛰어들었다.

전북 군산시는 이미 '배달의 명수'라는 이름의 공공 배달 앱을 개발해 운영 중이며 경기도, 강원 춘천시, 경남 양산시, 서울 광진구, 울산 울주군, 전북 익산시 등도 앱 개발을 검토하거나 추진하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도 수수료 없는 배달앱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서구는 해당 논란이 있기 전인 올해 1월 지역화폐인 서로e음 플랫폼과 접목해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공공배달앱 배달서구를 선보였으며 운영업체와 시스템 개선 등을 거쳐 이달부터 본격 운영을 시작했다.

다만 아직은 배달서구가 배달의민족 등 민간배달앱보다 불편한 점이 다소 있어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배달서구는 현재 서구 지역 20여개 배달대행업체 가운데 1곳과만 연계돼 있어 나머지 배달대행업체의 프로그램을 쓰는 경우 일부 수작업이 필요한 불편함이 있다.

아직 홍보가 덜 돼 배달서구를 통해 접수되는 주문 건수도 전체 배달 주문 가운데 10∼20% 수준에 불과하다.

지자체가 공공배달앱으로 민간 시장 영역을 침범한다는 IT업계와 일부 학계의 비판 목소리도 극복해야 할 부분이다.

최근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은 '외식업계의 비대면 서비스 변화에 대한 보고서'를 통해 최근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공공 배달앱 개발 움직임에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보고서는 "배달앱 개발 추진이 우후죽순처럼 혼란한 가운데 경제성·공정성·지속성 등 다각적 측면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보였다.
구청이 개발한 배달앱 사용 점포 가보니…"고객-가게 윈윈"
서구는 앞으로 시스템 개선, 프로그램 개발, 배달대행업체 협의 등을 거쳐 올해 7월까지는 민간배달앱에 뒤처지지 않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또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 시설에도 홍보물을 설치하고, 라디오방송 등 여러 매체를 통해 배달서구를 지속해서 홍보한다는 계획이다.

8일 서구 지역화폐팀 관계자는 "민간배달앱이 독과점으로 과도한 수수료를 가지고 가고 있어 소상공인 보호를 위해 공공배달앱을 운영하는 것"이라며 "이용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민간배달앱에 뒤지지 않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