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적십자사 서울지사는 28일 서울 성동구 고산자로 적십자 서울지사에서 코로나19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취약계층을 위한 비상식량세트 포장 작업을 벌였다. 30여 명의 적십자 봉사원과 적십자 직원들이 서울 시내 재난취약계층 899가구에 전달할 비상식량을 포장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지난달 국내 사업체 종사자 수가 전년 동월보다 22만5000명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근로자 수가 감소한 것은 관련 통계를 처음 작성한 2009년 6월 이후 처음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점점 악화되고 있는 일자리 충격이 정부 통계로도 잇따라 확인되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28일 발표한 '3월 사업체노동력 조사'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국내 1인 이상 사업체 종사자 수는 1827만8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 줄었다. 지난해 연간 증가폭이 43만9000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한달새 66만4000명이 일터를 떠난 셈이다. 16만3000명이 늘어 역대 최소 증가폭을 기록했던 전월과 비교해도 40만명 가까이 줄어들었다. 지난 2월 23일 감염병 위기경보가 '심각'으로 격상된 이후 코로나19로 인한 일자리 상황은 악화일로다. 지난 17일 통계청이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9만5000명이 감소했다. 이번 조사는 1인 자영업자와 고정 사업장이 없는 특수고용직 종사자 상당수는 조사대상에서 빠져있어 실제 일자리 상황은 더 나빠졌을 것으로 보인다. 권기섭 고용부 고용정책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앞서 발표된 3월 고용보험 피보험자 통계나 통계청 경활 조사 등에 이어 코로나19로 인한 고용충격이 가시화되고 있다"며 "특히 취약계층인 임시일용직과 영세사업장 중심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정부 설명대로 코로나19로 인한 일자리 타격은 고용이 불안정하거나 영세 사업장 등 '약한 고리'부터 시작되고 있다. 고용계약 기간이 1년 이상인 상용직 근로자는 코로나19 사태에도 8000명(0.1%) 감소하는데 그쳤다. 반면 계약 기간이 1년 미만인 임시·일용직은 12만4000명(7.0%)이나 감소했다. 일정한 급여 없이 실적에 따라 수수료를 받거나 일을 배우기 위해 무급으로 일하는 기타 종사자는 9만3000명(7.9%) 급감했다. 사업장 규모별로 봐도 영세 사업장의 타격이 컸다. 상시 근로자 300인 미만 사업장에서만 25만4000명(1.6%)가 줄었다. 300인 이상 사업장 소속 근로자는 2만9000명(1.0%)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대면 서비스가 불가피한 서비스업에 타격이 집중됐다. 숙박음식업에서 15만3000명(12%)이 일자리를 잃었고, 학원 등이 포함된 교육서비스 10만7000명(6.7%), 공연업 등 예술·스포츠·여가 관련업에서 3만9000명(11.9%)이 일터를 떠났다. 개학이 잇따라 연기되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된 데 따른 영향이 컸다. 코로나19로 얼어붙은 채용시장 상황도 통계에 그대로 나타났다. 입직은 줄었고 이직은 크게 늘었다. 지난달 입직자는 103만9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12만7000명(10.9%) 줄어든 반면 이직은 121만1000명으로 20만9000명(20.9%) 급증했다. 늘어난 이직자 중 20만5000명(98%)은 300인미만 사업장 소속이었다. 입직자 수를 보면 300인 이상 사업장이 3만2000명(21.8%)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교육서비스업이 6만5000명, 숙박음식업이 4만3000명 채용을 줄였다.무급휴직이 급증하고 있는 것도 통계로 확인됐다. 이 통계는 이직을 자발적 이직과 비자발적 이직, 기타 이직 등 세 종류로 구분한다. 계약종료나 구조조정에 따른 해고 등을 의미하는 비자발적 이직은 지난달 58만7000명으로 7만4000명(14.5%) 늘었다. 전출이나 정년퇴직, 무급휴직 등을 포함하는 '기타 이직'은 26만5000명으로 11만6000명(78.1%) 폭증했다. 업종별로 보면 비자발적 이직 역시 음식숙박업 8만3000명, 사업시설관리서비스업 4만2000명으로 각각 2만2000명, 1만3000명이 증가했다.권 실장은 "통상 전체 이직에서 기타 이직이 차지하는 비중은 30% 수준인데 지난달 50% 이상으로 늘어났다"며 "이는 통계상 이직으로 잡히는 일시적 무급휴직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지난 3월 근로자 수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만5000명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용노동부는 28일 이 같은 내용의 '3월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월 근로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지난 1월 29만명, 2월 16만명 증가하다가 3월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이는 고용부가 월 근로자 수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덮친 1분기 K뷰티 대표주자인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실적 희비가 엇갈렸다.고가 화장품 브랜드의 주요 채널인 면세점과 백화점 등 주요 오프라인 채널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면서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영업이익은 67% 추락했다. 반면 LG생건은 화장품 외에 생활용품과 음료 부문이 실적 공백을 메우며 60분기 연속 영업이익 성장세를 이어갔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67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조2793억원, 948억원으로 22%, 42% 감소했다. 럭셔리 K뷰티를 대표하는 설화수도 코로나19 쇼크(C쇼크)를 피하지 못했다.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은 해외사업이 적자를 기록하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가장 큰 해외시장인 중국에서 현지법인의 타격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아모레퍼시픽의 1분기 영업이익은 60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7%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은 1조1309억원으로 22%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45% 감소한 670억원을 기록했다.매출과 영업이익은 그동안 C쇼크를 반영해 낮아진 시장 전망치를 밑돌았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국내 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각각 1조2116억원, 810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 기준으로 전망치를 24% 밑돈 실적이다.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을 제외한 국내 전 채널 매출이 축소됐다. 국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9%, 33% 줄어든 7608억원, 866억원을 기록했다. 럭셔리 브랜드의 주요 채널인 면세점과 백화점을 비롯해 방문판매 등 주요 오프라인 채널 매출이 줄어든 결과다. 온라인 매출이 80% 이상 성장했지만 전체 실적 감소분을 만회하기는 역부족이었다. 해외 사업에서는 32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 2분기 이후 재차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은 28% 곤두박질친 3739억원으로 집계됐다. 가장 큰 시장인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사업 매출은 31% 떨어졌다. 이니스프리, 에뛰드, 에스트라 등 로드숍 브랜드 계열사들도 에스쁘아를 제외하면 전부 매출 감소를 면치 못했다. 화장품에 편중된 이익 구조가 C쇼크와 함께 부진한 성적표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은 화장품의 이익 비중이 거의 100%에 가까울 정도로 매우 높다"며 "국내 면세점에서 나오는 매출은 전체 화장품 매출의 31% 정도이나 영업이익은 43%로 높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앞서 실적을 발표한 LG생활건강은 1분기 최대 실적을 재경신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실적 후퇴가 불가피하다는 금융투자업계의 예상을 웃돈 성적표를 내놨다. LG생활건강의 1분기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 3.6% 증가한 1조8964억원, 3337억원을 거뒀다. 매출(전년 동기 대비)은 2005년 3분기 이후 58분기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영업이익은 2005년 1분기 이후 60분기 증가세를 지속했다.대표사업인 화장품 사업의 경우 성장세가 주춤했지만 생활용품 사업과 음료 사업의 호조가 공백을 메운 덕이다.'후', '숨' 등을 보유한 LG생활건강의 화장품 부문도 C쇼크로 실적이 후퇴했다. 화장품 사업 매출은 6.4% 감소한 1조665억원, 영업이익은 10.0% 줄어든 2215억원을 기록했다.그러나 코로나19로 위생 관련 생활용품 수요가 늘었고, 언택트(비대면) 소비 확산으로 배달음식 수요와 e커머스(전자상거래)를 통한 음료 소비가 증가한 점이 호실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생활용품 사업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793억원, 653억원으로 19.4%, 50.7%씩 성장했다. 음료 사업 또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0%, 43.9% 개선된 3505억원, 468억원을 거뒀다. 차석용 부회장이 어떤 충격에도 견딜 수 있는 ‘내진설계’에 초점을 맞춰 조직을 3개의 기둥과 같이 구축한 효과가 이번 코로나19 위기에서도 드러났다는 평가다. 문제는 코로나19 확산이 국내에서는 잦아들었지만 미국과 유럽에서는 심화되면서 화장품 업계의 전망이 2분기에도 밝지가 않다는 점이다. 화장품의 주요 판매처인 면세점의 경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하늘길이 좁아지면서 타격이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고성장세가 이어질 수 있는 e커머스 중심의 실적 개선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손효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익성 위주의 전략으로 선회하며 부진한 채널에 대한 구조조정을 추진하기로 했다"며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부진한 오프라인 매장을 빠르게 정리하고 성장하는 채널로 변화시켜나갈 계획"이라고 예상다.또한 코로나19가 진정되면서 눌렸던 여행과 소비 수요가 급증하면 화장품 기업들의 실적이 빠르게 회복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성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의 영업이익은 상반기에 역성장하겠지만 하반기에는 빠르게 반등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주요 화장품 소비시장인 중국에서 빠르게 소비가 회복되고 있고, 하반기부터는 한국과 중국의 화장품 판매가 동시에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