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 하나은행 신입사원 채용 후 한 온라인 취업커뮤니티에선 ‘아니 도대체 무슨 회사 면접이길래 그렇게 살벌한가요’란 글이 올라왔다. 한 지원자는 “미국 회계사 한 명, 공인회계사 한 명, 국제재무분석사(CFA) 레벨3 세 명, 금융권 1~3년 경력자 세 명 등 여덟 명이 한 조로 기업금융·IB(투자은행) 분야 면접에 들어갔다”며 “엄청난 스펙의 보유자들에 놀랐다”고 썼다. “멘붕이네요” “일반 신입행원 (채용) 맞나요” 등의 댓글 수십 개가 달렸다. 이보람 하나은행 인사부 셀장은 “우대받을 수 있는 자격증을 보유한 사람이 대거 지원했다”며 “스펙도 좋았지만, 필기시험과 실무면접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은 지원자들”이라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임금 수준이 높은 금융권 입사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고스펙에 탄탄한 경력을 갖춘 사람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현직자들은 금융권 입사에 성공하려면 인턴경력을 쌓고, 대학에서 관련 학회 활동을 하는 게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한 국내 증권사 IB 분야 현직자는 “인턴 경력은 이젠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합격자 대부분이 인턴 과정을 두세 번 이상 거치고 입사한다”고 전했다. 국내 자산운용사의 한 현직자도 “금융권 인턴은 업무를 단순 경험하는 것을 넘어 실제 프로젝트에 투입돼 배울 게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인턴 경력은 최고의 ‘실무형 스펙’이라는 얘기다.

현직자들은 대학 내 경영·경제학회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권했다. 한 증권사 신입사원은 “학회 OB(선배)들을 통해 인턴 기회, 채용 정보를 미리 접하고 준비할 수 있었다”며 “자기소개서, 면접 등에 관해 솔직하고 풍부한 조언을 들었던 게 합격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