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에서 감염된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뚜렷한 감소세를 보였다. 국내 확진자의 80%가 몰려 있는 대구·경북지역에선 신규 확진자 수가 크게 줄었다. 방역당국은 해외유입과 집단감염이 지속되고 있어 경계를 늦추지 말 것을 당부했다.

경북 신규 확진 '0명'에도…질본 "지금은 조용한 전파의 시기일 수도"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8일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1만423명이라고 발표했다. 전날보다 39명 늘었다. 지역감염 신규 환자는 16명으로 전날보다 13명 줄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지금이 조용한 전파의 시기가 아닌가 하고 긴장하고 있다”며 “지역사회 대규모 전파를 경계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더 철저히 수행해야 하는 시기로 판단한다”고 했다.

수도권에서는 확진자가 꾸준히 나왔다. 이날 신규 확진자는 서울 12명, 경기 10명 등이다. 반면 대구는 4명에 그쳤고 경북은 한 명도 없었다. 경북에서 확진자가 나오지 않은 것은 2월 19일 첫 환자가 발생한 이후 처음이다. 해외유입 확진자는 23명 늘어 861명이 됐다. 서울(7명)과 경기(5명)에서 해외유입 환자가 많았다. 완치 후 재확진 사례는 총 74건으로 집계됐다.

방역당국은 요양시설 등에서 코로나19 발생 여부를 신속하게 확인하기 위해 최대 10명의 검체를 한 번에 검사하는 취합검사법을 도입하기로 했다. 취합검사법은 여러 명의 검체를 한데 모아 한 개의 검체로 만들어 검사한 뒤 양성반응이 나오면 남은 검체를 재검사해 감염자를 가려내는 방식이다. 증상이 있는 사람은 개별검사를 하고 무증상자들은 취합검사법으로 선제 대응하면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감안해 프로야구 개막 시기를 논의할 수 있다는 견해도 밝혔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프로야구 5월 개막을 검토 중이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지금 단계에서 구체적으로 언제쯤 어떤 것이 가능하다고 말하긴 어렵다”면서도 “생활방역으로의 준비가 가능한 시기가 온다면 KBO가 현재 논의하는 감염 위험 차단 상태에서의 개막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오는 13일 0시부터 한국인 입국금지 조치를 한 스페인, 독일, 네덜란드, 싱가포르, 대만 등 90개 국가 및 지역에 대해 사증(비자) 면제 및 무사증 입국을 잠정 제한하기로 했다. 이미 발급된 단기사증의 효력도 잠정 정지한다. 이들 국가 국민이 한국에 입국하려면 의무 기록 제출 등 강화된 심사를 거쳐 사증을 발급받아야 한다.

박상익/임락근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