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8일 대구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확진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무료급식소들은 전염을 우려해 대부분 문을 닫았다. 2~3일씩 밥을 굶던 노숙인들에게 연명할 끼니를 제공한 것은 대한적십자사도 사회공동모금회도 아니라 대구의 사회적 기업이다.사회취약계층에게 목공과 건축일을 가르쳐 일자리를 창출하는 사회적 기업인 다울건설협동조합은 40여 일째 도시락과 간식 100여 개를 만들어 대구역 인근 노숙자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대구마을기업연합회(대표 서성희), 우렁이밥상(대표 김정은), 달콤한 밥상(대표 최희정)등이 가세해 도시락 배부는 반월당의 노숙인들에게까지 확대됐다.대구의 사회적 기업들이 코로나19로 자신들도 힘들지만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랑의 구호 활동을 펼쳐 화제다. 윤정희 대구시 사회적경제육성팀장은 “지금까지 50여 개 대구 사회적 기업들이 의료진은 물론 사회취약계층, 이주민, 소상공인을 위해 생필품과 도시락 기부, 방역 지원, 마스크·양말 제공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고 1일 밝혔다.월평균 매출이 1억여원인 청소하는마을은 2~3월 매출이 3000만원대로 줄었지만 취약 지역인 복지관과 어린이집, 청년들이 운영하는 카페 등 20여 곳의 전문 방역을 지원했다. 박정옥 청소하는마을 대표는 “복지관은 평소 주민들이 청소를 했지만 코로나19로 이들의 봉사가 어려워져 전문 방역을 지원했다”고 말했다. 동구사회적경제협의회와 보기협동조합(대표 이윤복) 등은 안심종합복지관의 기초생활수급자와 장애인, 행복주택 70세 이상 고령자들에게 500여 개의 면 마스크를 전달했다.대구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공감씨즈(공동대표 허영철)는 본관동을 제외한 두 개 건물 15개의 방(수용 인원 66명)을 자원봉사하고 있는 외지 의료진에 무료로 내놨다. 공감씨즈는 두 달 동안 제대로 영업을 못해 5000여만원의 적자를 보고 직원들은 50%의 월급을 반납했지만 4월 말까지 무료 제공을 계속하기로 했다.동네책방조합(대표 문선주)과 마을의정원(대표 유영민), ODS(대표 이나현) 등은 세탁이 어려운 의료진을 위해 남녀 양말 1000켤레와 위생장갑, 세면도구 등을 공급했다. 조기현 다울건설협동조합 대표는 “국민들의 많은 기부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사태 초기 사회취약계층이나 의료진에 신속한 물자 전달이 안 됐다”며 “비상시 사회적 기업들을 구호 활동의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정부가 고민했으면 한다”고 말했다.대구사회적기업협의회는 4356만원 상당의 기부금품을 모아 청소년쉼터와 대구이주민선교센터에 전달했다.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UNIST(울산과학기술원)는 김정범 생명과학부 교수 연구팀이 뇌혈관이나 심혈관에 생긴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혈관줄기세포를 개발했다고 1일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혈관이 손상되거나 막힐 경우 조직으로 전해지는 산소와 양분 전달이 부족해 허혈성 혈관 질환이 생긴다. 이에 대한 치료법으로 혈관 구성 세포를 주입해 혈관을 새로 만들고 혈액 흐름을 개선하는 세포 치료가 주목받아 왔다.하지만 혈관줄기세포는 모든 세포로 분화 가능하다는 만능성 때문에 암을 유발할 위험이 있어 임상에 적용하기 힘들었다. 연구팀은 이런 문제를 특정 세포를 원하는 세포로 바로 바꾸는 ‘직접교차분화’ 기법을 이용해 해결했다.연구팀이 개발한 혈관줄기세포는 자가 증식이 가능하고, 혈관 구성 세포인 혈관내피세포와 평활근세포로 잘 분화했다. 이 세포를 뒷다리 혈관이 막힌 실험 쥐에게 주입하자 혈류 흐름이 회복되고 새로운 혈관이 생겼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혈관줄기세포가 생체 조직을 만드는 3차원(3D) 바이오 프린팅 분야에서 혈관을 만드는 주원료로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김 교수는 “배아줄기세포나 유도만능줄기세포와 비교해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기법으로 혈관줄기세포를 만들어 임상 적용이 가능하다”며 “뇌혈관이나 심혈관에 생긴 질환을 고칠 세포 치료제를 상용화하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말했다.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경남 지역 상공계와 기업들이 기념 행사를 축소하는 대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에 힘을 보태고 있다.창원상공회의소는 위축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1억5000만원 규모의 지역사랑상품권을 구매해 회원기업에 배부한다고 1일 발표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매출 감소와 생산 차질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회원기업을 격려하고 얼어붙은 지역 소비에 힘을 불어넣기 위해서다. 창원상의 회원기업은 신월동 사무소와 마산지소, 진해지소에서 상품권을 받을 수 있다.다음달 창립 50주년이 되는 경남은행은 대내외적인 기념행사 대신 지역민과 함께 위기 극복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황윤철 경남은행장도 연임 확정 이후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비상경영 환경을 고려해 취임식을 생략하는 대신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연대와 지역민 지원을 주문했다.개청한 지 올해로 50주년이 되는 마산자유무역지역은 외부인이 많이 모이는 기념행사 대신 마산자유무역지역의 역사와 의미를 살릴 수 있는 행사 위주로 50주년 기념을 대신하고 있다.창원=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