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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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A검사장이 채널A 소속 B기자와 유착했다는 언론보도와 관련해 “그냥 간과할 문제가 아니다”며 감찰 가능성을 시사했다. A검사장은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MBC는 B기자가 A검사장 등과의 유착관계를 바탕으로 신라젠의 전 대주주인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 대표(구속 수감 중)로부터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위를 제보할 것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이 전 대표는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지난해 9월 징역 12년형을 확정받아 수감 중인 상태다.

MBC에 따르면 B기자는 이 전 대표 지인과 만나 ‘유 이사장 등의 비위를 제보하지 않으면 검찰로부터 더 강도 높은 수사를 받게 될 것’이란 취지의 강압적 발언을 했다. MBC는 B기자가 이 전 대표에게 A검사장과 나눴다는 대화 녹취록 등을 보여주며 제보를 할 경우 그의 선처를 최대한 돕겠다고 했다고도 보도했다.

이에 A검사장이 B기자와 부적절한 ‘검언유착’ 관계를 맺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추 장관은 이날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녹취가 있고 또 상당히 구체적이기 때문에 간과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며 “사실 여부에 대한 보고를 먼저 받아보고 합리적으로 의심을 배제할 수 없는 단계라고 본다면 감찰이라든가 여러 가지 방식으로 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검 관계자는 “A검사장과 B기자 모두 MBC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A검사장은 MBC측에 “저는 신라젠 수사를 담당하지 않아 수사상황을 알지도 못한다”며 “제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으며, 저의 녹음이나 녹취록이 정말 있으시다면 보도하시기 전에 반드시 제 음성이 맞는지 등을 확인해 주시기 바란다”는 취지의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A검사장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을 중심으로 이번 사안을 감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열린민주당은 전날 “법무부 장관은 보도에 언급된 검사장 등 관여 검사들의 위법 및 비위사항에 대해 법무부 직접 감찰이나 대검 감찰부와의 합동감찰에 즉시 착수해야 한다”며 “언론의 보도가 사실로 드러나면 이들을 엄히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인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도 페이스북을 통해 “조국 장관 인사청문회 당일, 정경심 교수를 기소한다는 사실을 제일 먼저 안 곳은 채널A였다”며 “검언유착, 낯설지도 않고 놀랍지도 않다. 못된 버르장머리의 뿌리를 뽑겠다”고 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감찰 등 조치를 검토하기 전에) 사실관계를 먼저 파악하는게 맞지 않겠느냐”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페이스북에 “이상한 사람들이 나타나 (윤 총장의) 장모를 공격해대고, 유시민은 윤석열이 공수처 수사대상이 될 수 있다고 자락을 깔고, MBC에서는 윤석열의 측근이 언론사와 내통했다고 보도하고, 열린민주당에서는 법무부에 감찰하라고 성명을 내고...”라며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걸까”라고 썼다.

한편 이와 별도로 정치권을 중심으로 윤석열 검찰을 향한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최 전 비서관은 앞서 윤 총장의 장모와 부인 등이 받고 있는 소송사기 의혹 등과 관련해 “윤 총장 부부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대상 1호가 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한 바 있다.

추 장관은 이날 윤 총장의 장모 문제와 관련 ‘윤석열 특검’ 목소리가 나오는 것과 관련해 “국회가 정치적(으로 결정할 일이다)”면서도 “도입 필요성 분위기, 국민적 공감대 여기에 따라서 결정이 될 것 같다”라며 여지를 남겼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