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약 없는 공무원시험 연기에 답답하다.”

온라인 공무원시험 커뮤니티에는 답답함을 호소하는 공시생(공무원시험 준비생)들의 하소연이 연일 올라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공무원시험이 줄줄이 취소·연기되면서 수험생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5급 공채를 비롯해 9급 공채시험 등 거의 모든 공무원시험은 연 1회 치러진다. 공시생들은 시험 날짜에 맞춰 수험 준비와 컨디션을 조절하는데, 시험 일정 연기로 수험생들이 혼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연기된 공무원시험은 △5급 공채·외교관 후보자 선발시험 △9급 공채 △입법고시 1차시험 △서울시 1회 공채 △소방·기상직 9급 공채 △지역인재 7급 수습직원 필기시험 △경찰직 1회 공채·전의경 경채 등 10여 종이다.

이들 공무원시험 응시 인원(중복응시 포함)만 30만 명이 넘을 정도다. 인사혁신처가 당초 5급·9급 공채 연기를 발표하자 수험생 사이에선 4, 5월에 시험이 치러질 수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상반기 공무원시험이 줄줄이 연기되면서 오는 6월 13일 시행될 지방직 9급 공채시험도 미뤄지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한 취업 커뮤니티에서는 지방직 공채 연기 여부에 대해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찬반 투표를 하기도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예정대로 시험을 시행한다는 입장”이라며 “고사장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3월 21일 예정이었던 1회 공채시험을 6월 13일 2회 공채시험과 같은 날 치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국가시험을 주관하는 인사처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가 완전히 꺾이지 않은 상태에서 시험 일정을 공지하면 사태가 악화돼도 연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개교 일정이 불투명한 중·고등학교를 고사장으로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공무원임용시험령은 선발시험 일정을 시험기일 90일 전까지 공지하도록 하고 있다. 불가피한 사유로 시험 일정을 재공고할 때는 시험 7일 전까지는 공고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인사처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모든 게 미정이어서 결정된 사항이 없다”며 “코로나19 추이를 보면서 시험 3~4주 이전에는 공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