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일본·유럽 한다지만…"우리나라 학생들 디지털기기로 토론한 경험 부족"
온라인수업 프로그램은 사설업체에 의존…소외계층 학습권도 우려
온라인 개학 가능할까…한국 학생 디지털 활용은 OECD 최하위(종합)

교육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지속하거나 학생·교직원이 감염될 경우 '온라인 개학'을 할 가능성을 검토하겠다고 25일 발표했다.

중국·일본 등 해외 국가처럼 전국 또는 일부 학교가 정규 수업을 온라인으로 진행해도 문제가 없도록 준비하겠다는 것이다.

교육계에서는 국내 학교 현장에 온라인 수업 대비가 부족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KICE)이 홈페이지에 게재한 '국외 코로나19 대응 학교 교육 대처 방안 사례'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가 퍼진 상당수 국가가 온라인으로 수업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코로나19 발원지인 탓에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중국은 초·중·고에서 '온라인 재택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클라우드 네트워크 플랫폼과 교육방송을 새로 개통해 온라인 교실을 열었다.

일본은 교사들이 온라인으로 가정 학습은 물론 아침 조회까지 하고 있다.

일부 현은 담임 교사의 가정 방문도 병행하고 있다.

담임 교사는 가정에 방문했을 때 학생 건강을 관찰하고 과제물을 회수한다.

미국은 뉴욕주의 경우 학교 문을 다음 달 20일까지 닫기로 했는데, 유치원부터 12학년까지 모든 학생이 이번 주부터 온라인 수업에 참여한다.

주 당국이 아이패드 2만5천개와 와이파이 장치 등을 배포하기로 했다.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도 국가가 원격 학습을 지원하기로 했다.

온라인 개학 가능할까…한국 학생 디지털 활용은 OECD 최하위(종합)

이처럼 해외 국가들이 코로나19로 인한 휴교 사태에 온라인 교육으로 대응한다고 해서 우리나라도 똑같이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연구진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간한 '국제교육지수(PISA) 2018 정보통신기술(ICT) 친숙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학생들의 디지털기기 활용 수준은 조사 대상국 가운데 최하위 수준이었다.

한국 학생들의 컴퓨터·노트북·스마트폰·태블릿PC 등 디지털기기 활용 빈도는 30개국 중 29위였고, 디지털기기 활용 자신감 정도는 32개국 중 31위였다.

디지털기기 활용 자율성은 31개국 중 29위, 사회적 주체로서 디지털기기로 타인과 교류하는 사회적 활용 정도는 31개국 중 30위였다.

연구진은 "우리나라 학생들이 디지털기기를 활용해 다른 사람과 의사소통을 하거나 토론을 하는 등의 경험이 매우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교사와 학생이 실시간 소통하면서 수업을 진행할 프로그램도 마땅히 없는 실정이다.

이날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일부 시·도 교육감과 화상회의를 진행한 자리에서 온라인 수업을 시연한 교사는 "줌(Zoom) 등의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줌은 미국의 화상회의 서비스 업체로, 90개국에 2만5천명의 직원을 둔 21세기 폭스사가 회의 때 사용하는 것으로 이름났다.

국내에서도 코로나19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일부 대학과 대치동 학원이 줌으로 온라인 강의를 하고 있다.

교육학술정보원의 '비대면 학습과 소통을 위한 원격 화상회의 도구 조사·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줌은 비디오·오디오 품질이 다른 업체보다 뛰어나고 회의 영상을 저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채팅, 전화 걸기, 칠판 기능 등도 제공한다.

다만 줌은 무료 계정일 경우 회의 시간이 한 번에 40분으로 제한된다는 단점이 있었는데, 교육기관에 한해서는 일시적으로 시간을 무제한으로 늘려준 상태다.

온라인 개학 가능할까…한국 학생 디지털 활용은 OECD 최하위(종합)

사설 프로그램은 업체 사정에 따라 연결이 불안정할 우려가 크다.

교육학술정보원 보고서도 "화상회의 도구들이 1대 다수의 상황에서 문제가 발생하는데, 네트워크 지연 및 화상 화면 저하, 자료 전달 지연 등 문제가 주로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날 유은혜 부총리가 참석한 화상회의도 줌을 이용해 진행됐는데, 화면이나 목소리가 조금씩 끊기는 현상이 발생했다.

집에 스마트폰이나 컴퓨터가 없는 소외계층 학생도 최소 13만여명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난주에 학교가 보유한 PC·스마트기기를 빌려줘도 모자란 부분이 있는지 1차 조사했다.

현재 교육청과 학교에 13만대가 비축돼 있고 약 2천200대가 모자란 것으로 파악됐다"며 "2차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학교 수업이 전면 온라인으로 이뤄질 경우 장애 학생 학습권 침해도 우려된다.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의 김철환 활동가는 "청각장애 학생은 교사의 입 모양을 같이 봐야 내용을 총괄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데 온라인 강의는 화면에 칠판만 나오는 경우가 많다"면서 "발달장애 학생은 사실상 집에 방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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