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공천' 무너져 불신 자초…'오만한 민주당' 비난에 총선 전망 빨간불
'혼돈의 민주' 광주지역 경선, 무원칙에 최고위 '맘대로'
4·15 총선 후보자를 결정하는 더불어민주당의 광주 경선이 혼돈에 휩싸였다.

당이 내세운 '시스템 공천'은 사라지고 당 지도부의 뜻대로 후보자의 운명이 결정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당 최고 결정 기구인 최고위원회는 18일 광주 광산갑 이석형 후보의 공천을 취소하고 이용빈 후보를 다시 공천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는 후보를 그대로 끌고 가기에는 부담을 느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최고위 결정은 경선 결과를 그대로 인정한 이전의 결정을 번복한 것이어서 또 다른 논란을 불러온다.

경선에서 패한 이용빈 후보가 재심을 신청했을 당시 최고위는 '무죄 추정의 원칙'을 들어 재심을 기각하고 이석형 후보에게 공천을 주기로 했다.

이후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되자 입장을 바꿔 재심, 징계, 재경선 등을 검토조차 하지 않고 경쟁 후보에게 공천을 줬다.

당의 무원칙한 경선 관리는 광산을 경선에서도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최고위는 광산을 경선에서 패한 민형배 후보의 재심을 받아들여 경선 결과를 뒤집고 재경선을 결정했다.

경선 방식도 애초 경선 룰(권리당원 50%·일반 시민 50%)이 아닌 시민 100% 여론조사 방식으로 변경해 '특정 후보를 위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다른 지역구의 경선에서도 잡음은 이어졌다.

북구을은 전진숙 후보가 '신천지 연루설로 피해를 봤다'며 문제를 제기하자 재심위원회가 재경선을 결정했지만, 최고위가 이를 무시하고 그대로 경선하기로 했다.

경선에서 전 후보는 민주당 최고위원인 이형석 후보에게 패했다.

동남갑에서도 경선에서 패한 최영호 후보가 '신천지 연루설이 경선에 영향을 줬다'며 재심을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의 경선 관리가 총체적인 부실을 드러내고 여기에 불신까지 쌓이면서 후보 간 진흙탕 싸움은 극심해지고 있다.

경선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은 후보들의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후보 간 갈등이 폭발하는 등 텃밭 탈환, 권토중래를 노린 민주당의 야심 찬 목표가 흔들리고 있다.

'공천만 따내면 당선이다'는 오만한 모습에 지역 민심도 크게 흔들리고 선거 전망도 마냥 낙관만 하기에는 갈수록 부담이다.

야권의 현역 의원들과 힘든 경쟁을 하는 다른 민주당 후보들도 선거 판세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며 우려한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이 민주적인 절차를 강조하지만, 경선 과정을 보면 결국 지도부의 뜻대로 모든 게 결정되고 있다"며 "당선 가능성이 높은 민주당 후보가 되려고 혈안인 상황에서 원칙 없는 공천과 이로 인한 혼란을 유권자들이 어떻게 바라볼지 걱정이다"고 털어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