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지 활용해 가정 교육…잇따른 개학 연기에 학부모 피로도↑
"새 책가방 언제 메지?" 4월 입학 연기에 신입생들 설렘 '시들'
경남 거제 한 공립초등학교에 입학하는 김모(7) 양은 3월이 절반 이상 지났지만 담임 선생님과 반 친구들의 얼굴을 모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3월 초 예정이던 개학이 3차례나 밀려 4월에야 정식 초등학생이 될 수 있어서다.

부모님께 선물 받은 새 책가방을 뽐내지도 못한 채 김양은 집에서 6살 동생과 지내고 있다.

3월 초 입학을 기다리던 김양은 개학 연기에 익숙해진 듯 집에서 놀거리를 찾는다고 한다.

어린 자녀 둘이 온종일 집에 머무르자 어머니 노모(37) 씨도 비상이다.

이번 3차 개학 연기가 납득이 가면서도 육아에 지치는 건 어쩔 수 없다.

프리랜서로 집에서 근무하는 노씨는 긴급돌봄 없이 두 아이의 육아를 책임지고 있다.

코로나19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피곤하더라도 직접 아이를 돌보는 게 안심이다.

돌아서면 배고프다고 떼쓰는 나이인 두 아이 때문에 노씨는 업무를 밤으로 미루고 낮 동안 아이들과 빈틈없이 시간을 보낸다.

삼시 세끼 식단 구성에 식비 등 추가 생활비, 체력 소진까지 피로도는 갈수록 가중되고 있다.

이 와중에 아이들은 각 학교와 유치원에서 보내는 학습지로 공부도 하고 있다.

다만 초등학교 1학년 교육과정이 기초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학습지만으로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미 받아쓰기를 시작한 김양에게 선 긋기, 자·모음 따라 쓰기 등으로는 부족해 추가로 다른 학습지를 활용한다.

노씨는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개학 연기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사태가 진정돼 4월에는 첫째 딸이 책가방을 메고 등교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남교육청에 따르면 경남지역 초등학생 3만여명, 중학생 3만3천여명, 고등학생 2만9천여명이 입학식을 치르지 못하고 있다.

경남교육청은 "신·입학생을 포함한 모든 학생의 학습·돌봄 공백이 없도록 대책을 마련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