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교 50주년 맞은 울산대 오연천 총장 "'해봤어 정신' 무장한 현장형 인재 키울 것"
울산대가 지난 16일 개교 50주년을 맞았다. 오연천 울산대 총장(69·사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이날 본관에서 최소 인원이 참석한 가운데 개교 50주년 행사를 열었다. 그는 1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울산대는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뿌린 인재 양성의 밀알이 50년 지나 결실을 이룬 자랑스러운 지적 공동체”라며 “오늘의 불확실성을 도전의 기회로 삼아 글로벌 명문대학으로 발전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오 총장은 2015년 3월 4년 임기의 제10대 총장으로 울산대에 첫발을 디뎠다. 학교법인 울산공업학원은 오 총장을 새로운 미래 50년을 열어갈 적임자로 평가해 2019년 11대 총장에 재선임했다. 그는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로 오랜 기간 재직한 뒤 서울대 총장을 지냈다.

오 총장은 취임 초기부터 ‘현장 융합형 복수전공제’를 도입하는 등 현장 맞춤형 인재 양성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는 “한국 경제의 선각자인 정 회장이 황무지나 다름없던 울산에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세계 최고의 조선소를 세운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며 “현장 중심형 인재 양성을 위해 아산 정주영의 창조적 DNA를 학생들에게 불어넣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대는 지난 4년간 교육부의 대학 기본역량진단평가에서 ‘자율개선대학’으로 선정돼 정부 재정 지원을 확보하고, 아시아대학 총장 회의를 유치하는 등 성과를 냈다. 지난해 네덜란드 라이덴대 연구소가 발표한 세계대학 평가에서 국내 5위, 세계 651위를 기록하는 등 세계 각 대학평가에서 비수도권 종합대학으로서는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개교 50년이 안 된 지방대가 이렇게 단기간에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던 비결은 국내 최고 수준의 산학협력 교육과 국가지원 사업에서 경쟁력을 쌓아온 데 따른 것이라는 평가다. 오 총장은 “울산대가 앞으로는 바이오의학 분야에서 대한민국 신성장 산업의 엔진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울산대는 인구 120만 명의 적절한 인구 규모와 제조업 기반, 아산재단 산하 아산병원과 울산대 병원 등 탄탄한 산학 협력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아시아 최고 수준의 바이오 연구개발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교수 한 사람 한 사람이 ‘나는 기업가(entrepreneur)’라는 생각을 가져달라고 끊임없이 주문하고 있다. 오 총장은 “교수 한 분 한 분이 높은 창조적 가치를 만들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대학의 역할이고 혁신”이라며 “훌륭한 교육을 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교수와 이에 적극 부응하는 학생 등 스타플레이어 환경을 조성하는 총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