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센터 집단 감염에 '닮은 꼴 근무' 112·119 상황실도 비상

마스크 없이 모여 앉아 온종일 신고 접수…"방역에 최선"
경찰청, 지침 마련해 전국 112상황실 하달…팀 나누고 사무 공간 분리

서울 구로구 소재 콜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지면서 콜센터와 근무 여건이 유사한 112·119 상황실도 잔뜩 긴장하고 있다.

긴급신고를 접수하는 두 상황실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올 경우 국민 안전에도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찰과 소방당국은 특히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12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정부가 지난달 23일 코로나19 위기 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하기 전 감염 방지를 위한 지침을 전국 18개 지방청, 255개 경찰서 112상황실에 하달했다.

전국 112상황실에서 근무하는 경찰관은 4천여명에 달한다.

경찰청 관계자는 "112상황실은 밀집한 장소에서 모여 앉아 온종일 전화로 신고를 받는다"며 "일반 사무실보다 감염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있어 특별히 신경 쓰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112상황실 1개 팀을 2∼3개로 나눠 시차를 두고 출퇴근하도록 했다.

만에 하나 확진자가 나오더라도 감염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112상황실에서 근무하는 경찰관은 전화로 민원인을 상대하는 업무 특성상 마스크를 착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에 경찰은 트여있던 112상황실 공간을 2∼3개로 분리했다.

감염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해 경찰관 1명당 헤드셋 1개를 지급했으며, 신고를 접수할 때가 아니면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지시했다.

사무실은 주 3회 소독하고, 하루 4번 환기한다.

112상황실 출입구에는 손 소독제와 발열 체크기를 비치했다.

외부인의 112상황실 출입을 최소화하되, 부득이 방문할 때는 구내 휴게장소를 이용하도록 했다.

만약 112상황실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 질병관리본부 지침에 따라 24시간 사무실을 폐쇄한 채 방역해야 한다.

일반인이 112 신고를 하면 전국 18개 지방청 상황실로 연결된다.

지방청 산하 경찰서 상황실은 지방청과 소통하며 현장 경찰관에 지령을 내린다.

지방청 상황실이 폐쇄되면 산하 경찰서로 신고 접수 기능이 분산된다.

경찰서 상황실이 폐쇄되면 지방청이나 다른 경찰서에서 일시적으로 해당 업무를 본다.

경찰청은 서울, 대구, 부산, 대전, 강원, 충남, 경북, 전남 등 8개 지방청에는 '임시 112상황실'을 마련하도록 지시했다.

확진자가 나올 경우 음성인 경찰관은 이 임시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게 된다.

서울소방재난본부는 중구 예장동에 있는 119상황실 방역에 집중하고 있다.

이곳은 서울 119 신고를 접수하는 곳으로, 지하 벙커 형태다.

소방 관계자는 "일반인의 출입을 엄격히 통제한 채 지하 벙커를 '청정 지역'으로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직원들을 상대로 감염 여부를 수시로 체크하면서 방역을 정기적으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