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손 소독제 수출한 일당 적발…한국제품만 찾는 중국인 노려
한국 정부가 품질을 보증한 것처럼 꾸민 무허가 손 소독제 12만개를 국내에서 만들어 이 중 일부를 중국에 수출한 일당이 해경에 붙잡혔다.

중부지방해양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약사법 위반 및 화학제품안전법 위반 등 혐의로 A(44)씨 등 제조업자 2명과 무역업자 B(56)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2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달 15∼21일 인천에 있는 주방용 도마 제조 공장에서 이산화염소를 이용해 만든 무허가 손 소독제 9만4천개(중국 시가 15억원 상당)를 중국에 불법 수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한국 정부가 생산하고 품질을 보증한 손 소독제인 것처럼 보이기 위해 정부 마크인 '정부기'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정부 명칭을 무단으로 도용한 뒤 제품에 표기했다.

조사 결과 평소 무역업을 한 B씨는 중국 현지의 손 소독제 유통업자들로부터 "중국 제품은 현지 사람들이 불신한다"며 "한국 제품은 가격이 비싸도 없어서 못 파니 좀 구해 달라"는 말을 듣고 범행을 계획했다.

그는 과거 주방용품 등을 거래하며 알고 지낸 A씨에게 연락해 손 소독제를 만들어 달라고 의뢰했고, A씨는 소독용품 제조 업자인 C(46)씨로부터 이산화염소를 공급받아 자신이 운영하던 도마 제조 공장에서 무허가 손 소독제 12만8천개(중국 시가 20억원 상당)를 만들었다.

인체에 사용하는 소독·살균제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의약 외 제품으로 분류해 제품의 성분이나 규격뿐 아니라 제조시설도 엄격히 관리한다.

이산화염소는 세제에 사용되는 살균·표백 성분이지만 인체에 치명적이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반용 살균제로는 사용할 수 있지만, 인체에 직접적으로 닿을 경우 피부 질환 등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

해경은 지난달 초 중국 현지에서 한국 정부가 품질을 보증하고 생산한 손 소독제가 인기를 끌어 비싼 가격에 팔린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해당 손 소독제의 유통 경로를 역추적해 이달 3일 인천의 한 도마 제조 공장에서 나머지 무허가 손 소독제 3만4천개(중국 시가 5억원 상당)를 압수했다.

해경 관계자는 "정부 마크 도용을 도운 관련자와 중간 브로커인 중국인 등을 쫓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로 혼란한 시기를 이용하는 범죄에 강력히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가짜 손 소독제 수출한 일당 적발…한국제품만 찾는 중국인 노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