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이만희(89) 총회장이 자신의 가평 별장 '평화의 궁전'에서 '코로나19' 사태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우측엔 김평화씨. /가평=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이만희(89) 총회장이 자신의 가평 별장 '평화의 궁전'에서 '코로나19' 사태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우측엔 김평화씨. /가평=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총회장의 기자회견에 동행했던 여성인 김평화씨에 대해 초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2일 가평 평화의 궁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 씨는 이만희 총회장이 질문을 잘 듣지 못하자 '인간 보청기' 역할을 자처하며 귓가에 질문을 속삭였다. 또 불리한 질문에는 답변을 피하도록 유도하는 모습도 보였다. 김평화 씨는 기자회견 내내 이만희 총회장의 한 발자국 곁에서 수행했다.

취재진이 며칠날 왔냐고 질문하자 이 총회장은 "27일 날 왔다"고 답했고, 이에 김 씨는 "17일"이라고 단호히 정정했다. 또 "움직이지 않고 여기 있었다고 말하라"고 이만희 총회장에게 답변을 지시하기도 했다.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총회장(왼쪽 두번째)이  2일 오후 경기 가평 신천지 평화의 궁전에서 열린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관련 기자회견을 마치고 김평화씨(왼쪽 첫번째)와 함께 연수원 건물로 향하고 있다. /가평=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총회장(왼쪽 두번째)이 2일 오후 경기 가평 신천지 평화의 궁전에서 열린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관련 기자회견을 마치고 김평화씨(왼쪽 첫번째)와 함께 연수원 건물로 향하고 있다. /가평=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일각에서는 김평화 씨가 제 2의 김남희이며 신천지의 실권자인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윤재덕 종말론사무소 소장은 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 씨에 대해 신천지 요한지파 행정서무라고 설명했다.

윤 소장은 이만희와 결혼후 '신천지 2인자'로 군림했던 김남희를 언급하며 "김남희가 탈퇴한 후 이만희 곁에 머물며 급부상한 사람 중 한 사람"이라며 "서무들의 권력이 막강해 신천지 12지 파장들도 이만희의 심기, 의중을 알아보려면 서무를 통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총회장이 2일 경기 가평군 신천지 평화의 궁전에서 가진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관련 기자회견에서 수행비서를 통해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가평=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총회장이 2일 경기 가평군 신천지 평화의 궁전에서 가진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관련 기자회견에서 수행비서를 통해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가평=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신천지에서 서무 직책은 신도들의 출석을 관리하거나 특별 지시 사항, 공지 등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신천지문제 전문상담소 신현욱 목사는 과거 신천지에 몸 담았던 시절을 떠올리며 "신천지 탈퇴를 2006년에 했는데 제가 있을 때부터 요한지파 서무를 봤다"고 김평화씨에 대해 언급했다.

이어 "김남희 원장이 탈퇴하고 그 자리를 (김평화씨가) 대신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면서 "매일 24시간 가까이 붙어 있는 이만희의 최측근이며 아무래도 실세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소장은 기자회견에서 이만희 총회장의 발언에 대해 "스스로 한 결정은 아니라는 것을 회견을 통해 확인했다"면서 "사회자와 비서의 통제를 받는 모습을 봤다. 이건 이만희의 독단이 아닌 신천지 지도부의 결정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 총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논란 이후 처음으로 지난 2일 오후 3시 15분께 신천지 연수원인 경기 가평군 '평화의 궁전' 앞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정말 죄송하다. 뭐라고 사죄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이 총회장은 "당국에서 최선의 노력을 했다"면서 "우리도 즉각적으로 협조하고 있으나 정말 면목 없다. 여러분들께 엎드려 사죄를 구하겠다"며 취재진 앞에서 큰절을 했다.

이어 "당국에서 지금까지 힘든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노력해줘 고맙다"며 "고마움과 동시 정부에게도 용서를 구한다"면서 큰절을 한번 더 했다.

이 총회장은 "힘이 닿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 정부에 인적 물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면서 약간 울먹이는 듯했으며, 이어 전에 발표했던 특별편지를 낭독했다.

이 총회장은 이날 회색 정장에 노란색 에르메스 타이를 착용하고 안경과 마스크를 썼다. 절을 할 때는 '박근혜'라고 새겨진 시계를 착용한 모습이 취재진의 카메라에 포착됐다.

자가격리 여부와 진단검사 일시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검사를 받으라고 연락이 와서 받았다"면서 "어떻게 됐는지 모르는데, 음성이면 그런 줄로만 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민간병원인 가평 HJ매그놀리아국제병원에서 검사해 음성 판정을 받았다며 의무기록 사본을 공개했다.

그러나 경기도는 공식기록상 확인되지 않아 신뢰하기 어렵다며 감염병예방법을 근거로 이 총회장의 검체 채취를 거듭해서 요구했다.

이재명 지사가 강제로 이만희 총회장 검체를 채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후 이 총회장은 과천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드라이브스루 방식으로 채취에 응했다. 검사 결과 이 총회장은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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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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