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심이 '특정 국적 학생 혐오·따돌림'으로 이어질 가능성 커져
학부모 민원에 성급한 결정도…"정확한 설명으로 '무지의 공포' 피해야"
학교현장 강타한 신종코로나…"혐오 등 후유증 예방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이 교육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7일 오전 10시 기준 유치원과 초중고 647곳이 개학을 연기하는 등 학사일정을 조정했고 다수 대학이 개강을 미뤘다.

신종코로나의 파급력이 큰 만큼 이번 사태로 인한 후유증 예방도 서둘러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교육계에서 나온다.

현재 가장 우려되는 점은 특정 국적 학생에 대한 혐오 확산이다.

학생들의 의식 수준이 과거보다 크게 높아지긴 했지만, '감염병에 대한 공포'가 계속 커지고 있어 신종코로나 발원지인 중국에서 온 학생이나 자가격리 대상이었던 학생을 따돌리는 일 등이 발생할 가능성도 덩달아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8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신종코로나 사태 이후 특정 국적 학생에 대한 혐오가 발생하지 않도록 다문화학생이 많은 학교를 중심으로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면서 "다만 앞서 일본이 수출규제를 강화했을 때 '일본학생에 대한 혐오'가 발생할까 우려했지만, 다행히 그런 일은 없었다"고 말했다.

서울 한 초등학교 교감은 "학생들에게는 어떤 학생이 신종코로나 때문에 자가격리됐다는 등의 이야기는 하진 않는다"면서 "놀림과 따돌림으로 이어질까 걱정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학교현장에서는 학생보다 학부모가 더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장학사는 "2009년 신종플루가 발생했을 때 초등학교 고학년 담임이었는데, 학생들은 신종플루를 앓고 돌아온 학생을 위로했지 놀리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다른 초등학교 교감은 "학부모들이 '0반 학생 ○○○이 중국에 다녀왔으니 등교를 정지시켜달라'고 콕 찍어 민원을 내는 경우가 수차례 있었다"면서 "등교정지를 요구하는 학부모와 요구받은 학생의 학부모 간 다툼이 벌어지기도 했다"고 전했다.

학부모들의 공포심이 크다 보니 학교들이 다소 성급한 결정을 내리기도 한다.

서울 한 초등학교는 지난 4~5일 신종코로나 확산방지를 위해 휴업했다.

한 학부모가 운영하는 사업장에 확진자가 들른 적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해당 학부모는 확진자와 직접 접촉하지 않았다.

자녀도 확진자와 만난 적 없었는데 2주간 등교정지 조처가 내려졌다.

신종코로나가 확산세여서 일정 수준의 과잉대응은 불가피하다.

다만 학생·학부모가 모두 확진자와 접촉한 적이 없는 데도 갑작스럽게 학교를 휴업한 결정이 적절했는지에는 의구심이 제기됐다.

다른 초등학교는 일부 학생이 등교한 뒤 갑작스레 휴업을 결정하고 학생들을 황급히 집으로 돌려보내기도 했다.

학교 근처의 아파트단지 주민이 신종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학부모들이 휴업을 강하게 요구했기 때문이다.

감염병이 발발한 상황에서 휴업은 원칙적으로 권장되지 않는다.

교육부가 2016년 마련해 시행 중인 '학생 감염병 예방·위기대응 매뉴얼'에는 "(감염병 발생 시) 휴업이나 휴교는 사회적 파급력이 크고 학교 밖에서 학생들이 통제되지 않는 상황을 만들어 (감염병을) 오히려 유행시킬 수 있으므로 원칙적으로 권고하지 않는다"고 명시돼있다.

전문가들은 학생·학부모 공포심을 달랠 '정확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우옥영 보건교육포럼 이사장은 "아직 학생 확진자는 없는 상황이며 신종코로나 잠복기는 14일로 이 기간이 지나면 대체로 안전하다고 판단된다"면서 "아이들이 이런 점을 정확히 알지 못하면 '무지에서 오는 공포'에 휩싸일 수 있으니 정확히 가르쳐야 하며 학부모들에게도 가정통신문 등으로 상황을 정확히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교사가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거나 지시하지 말고 학생들과 대화를 통해 자가격리를 마치고 돌아온 학생을 어떻게 대할지 생각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면서 "신종코로나를 핑계로 평소 사이가 좋지 않거나 싫어하는 학생을 따돌리는 일이 없도록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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