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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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우한 폐렴) 17번 확진자와 접촉한 14명 모두 음성 판정이 났다.

네티즌들은 17번 확진자가 '영웅'이라면서 "대구를 살렸다", "정말 현명한 대처였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싱가포르에 방문 후 신종 코로나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은 17번째 환자 A씨(38)는 설 연휴인 지난달 24~25일 대구를 방문했다.

귀국 후 가벼운 감기 증상을 느낀 A씨는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동대구역에 도착했다. 이후 택시를 타고 대구 수성구에 위치한 본가로 이동했고 가족들과 하룻밤을 지냈다.

A씨는 택시에서도, 본가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대구 북구의 처가에 가면서도 마스크를 썼고, 주유소에서도 마스크를 벗지 않았다. 이후 택시를 타고 동대구역으로 가 편의점에서 생수 1병을 구입하고 서울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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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이틀동안 대구 시가지에서 머물렀고 부모, 처, 자녀, 처가, 친척, 택시기사, 편의점 직원 등 모두 21명과 접촉했다.

역학조사 및 검사결과 A씨가 접축한 이들 중 14명이 음성으로 판명됐다고 6일 대구시는 밝혔다.

대구시는 담당 공무원을 지정해 하루 2차례 발열 여부 등을 점검하고 잠복기까지 이상 증상을 보이지 않으면 관리 대상에서 해제할 예정이다.

처가 식구 7명은 지난달 27일 이후 부산으로 이동해 체류 중이어서 부산의 관리를 받고 있다.

A씨는 싱가포르 컨퍼런스에 참석했던 말레이시아인 1명이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연락을 받고 지난 4일 경기 구리시 선별진료소에서 검사했고 다음날 양성 판정을 받았다.

'우한 폐렴' 생활감염 예방법

KF80 이상 마스크 쓰고…꼼꼼히 손 씻어 '간접 접촉 전파' 막아야

기침할 때 옷소매로 코·입 가리고
불필요한 병원 방문 최대한 자제
감염 의심되면 1339로 신고


17번째 확진자, 집서도 마스크 써…네티즌 "대구를 살렸다"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2차, 3차 감염 환자가 잇따라 나오면서 철저한 감염 예방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등에 떠도는 잘못된 정보는 걸러내고 과학에 근거한 예방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공장소에서는 기침예절을 잘 지켜야 한다. 질병관리본부는 기침할 때 휴지나 손수건보다는 옷소매로 코와 입을 가리는 것을 권고한다. 질본 관계자는 “휴지나 손수건은 잘 쓰지 않으면 침방울이 샐 수 있고 평소 휴대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며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옷소매로 가리는 것”이라고 했다.

입에서 침방울이 분출되는 것을 막는 게 기침예절의 핵심이다. 기침을 하면 반경 2m까지 작은 침방울이 확산돼 바이러스가 퍼질 수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환자가 재채기를 하면 바이러스가 있는 침방울이 눈, 코, 입, 피부에 묻을 수 있다”며 “바이러스가 눈, 코, 입의 점막에 붙으면 감염이 시작된다”고 했다.

손씻기는 간접 접촉 전파를 막는 데 필수다. 바이러스가 사람에서 사람으로 바로 옮겨가지 않고 중간에 사물을 거쳐 전파되는 것을 간접 접촉 전파라고 한다. 김 교수는 “손잡이, 의자, 컴퓨터 등 주변 사물에 바이러스로 오염된 침방울이 묻어 있을 수 있다”며 “침방울이 묻은 손으로 눈, 코, 입을 만지면 감염되는 것”이라고 했다.

흐르는 물에 손을 적시고 비누로 30초 이상 손바닥, 손등, 손톱 밑, 손가락 사이를 비비며 씻어야 한다. 물로 씻기 어려울 때는 바이러스를 사멸시키는 알코올 세정제를 들고 다니며 손을 소독해야 한다. 장갑을 착용해 손을 보호하는 것도 방법이다. 가능하면 손으로 눈, 코, 입 등을 만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외출할 때 마스크를 착용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는데 마스크를 올바로 착용해야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면으로 된 마스크보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증한 보건용 마스크를 쓰는 게 좋다. 전문가들은 0.6마이크로미터(㎛·1㎛=100만분의 1m) 크기의 미세입자를 80% 이상 차단하는 KF80 마스크면 충분하다고 설명한다.

김 교수는 “KF94, KF99 등은 KF80보다 더 작은 미세입자를 잘 차단하지만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 정도로 숨이 차기 때문에 현실적인 방법은 아니다”고 말했다. 자기 얼굴 크기에 맞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콧대 부분을 잘 조정해 얼굴과 마스크 사이에 틈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외출 시 착용했다가 실내에 들어와 벗었다면 재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타인과 대화하다가 상대방이나 자신의 침이 마스크에 많이 튀었다면 새것으로 교체한다.

물을 자주 마시면 감염병 예방이 도움이 된다.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지면 바이러스가 더 쉽게 침투할 수 있다. 병문안 등 불필요한 병원 방문을 최대한 자제하고 확진 환자가 다녀간 곳으로 보도된 장소를 다녀온 뒤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질본 콜센터(1339)나 보건소에 신고해야 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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