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력 대거 배치…일부 주민, 행안부 장관 향해 달걀 던지기도
'우한교민 수용' 아산·진천 방역 강화…주민 반발 최고조(종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우한 폐렴' 진원지인 중국 우한에서 우리나라 교민이 귀국할 시간이 다가오면서 이들을 맞아야 할 충남 아산과 충북 진천 지역 방역이 강화됐다.

아산 경찰인재개발원과 진천 공무원인재개발원 주변 주민 반발도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30일 충남도와 충북도 등에 따르면 교민들을 수용할 경찰인재개발원과 공무원인재개발원 곳곳에는 차량·개인용 소독 시설이 설치됐다.

아산의 경우 주변 마을에는 방역 차량을 매일 투입하기로 했다.

인접한 경기 평택에서 확진자가 나오면서 모든 시내버스에 대한 소독 방역도 마쳤다.

기차역과 버스터미널 등 많은 이가 오가는 장소에는 눈에 띄는 곳에 손 소독제를 가져다 놨다.

충남도는 관리체계 매뉴얼을 배포하는 한편 음압 구급차와 진단·분석 장비 등을 갖추기 위한 특별교부세(26억원)를 정부에 요청할 방침이다.

'우한교민 수용' 아산·진천 방역 강화…주민 반발 최고조(종합)
진천군은 인접한 음성군과 함께 대책본부를 꾸리고 방역을 강화했다.

공무원인재개발원 기숙사 현관에 대인 소독기를 두고, 청사 주변을 꼼꼼히 소독하고 있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진천 주민 대책위원회 대표 10여명과 만나 "우한 교민 수용시설을 변경하기에는 시간이 없다"며 "주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두 임시 수용시설에는 생활필수품을 실은 대형 화물차가 오전부터 드나들며 교민 격리 생활을 위한 준비를 진행했다.

'우한교민 수용' 아산·진천 방역 강화…주민 반발 최고조(종합)
정부 정책 결정 과정을 수긍하지 못하는 주민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진천 주민들은 "반경 1㎞ 안에 1만7천여명이 거주하는 공무원인재개발원에 우한 교민을 수용하기로 한 건 부당하다"고 맞섰다.

주민 100여명은 이날 오전에 공무원인재개발원 앞에서 우한 교민 수용 반대 궐기대회도 했다.

아산에서는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과 양승조 충남지사가 주민과 대화하려다 거센 항의를 받았다.

주민들은 경찰인재개발원 인근 마을회관을 찾은 진 장관 등에게 달걀과 과자를 던졌다.

이 과정에서 진 장관은 겉옷에, 양 지사는 손에 각각 달걀을 맞았다.

쏟아지는 욕설과 고성 속에서 진 장관은 "고생하는 우리 국민들을 데리고 와야 하는 상황"이라며 "주민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시설을 잘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우한교민 수용' 아산·진천 방역 강화…주민 반발 최고조(종합)
경찰은 두 지역 주변에 경비 인력을 대거 배치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교민들이 김포공항 도착 후 임시수용 시설로 이동하는 동선도 점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우한 교민들이 경찰 버스를 타고 인재개발원으로 올 것"이라며 "돌발 상황만 없다면 주민과 접촉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경찰인재개발원 내 경찰관은 정상 근무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주요 업무 공간인 본관과 교민이 머물 생활관 사이에는 일정한 거리가 있어서 일과 중 만날 일은 없을 것"이라며 "경찰관까지 빠져나가면 교민이나 주민이 더 불안해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우한교민 수용' 아산·진천 방역 강화…주민 반발 최고조(종합)
최대 360명의 우한 교민을 태울 전세기는 31일 오전 김포공항에 도착한다.

교민들은 이어 아산과 진천으로 이동해 14일간 격리 생활을 하게 된다.

외출·면회는 금지되고, 도시락으로 식사하며, 수용 교민 간 만남도 제한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