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 14일부터 23일까지 중국 우한 지역에서 입국한 3000여 명을 대상으로 전수조사에 들어간다고 밝혔다.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은 28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잠복기가 14일임을 감안해 이 같은 조치를 취한다"라고 말했다.문재인 대통령은 27일 참모들과의 대책회의에서 "2차 감염을 통해 악화하는 것을 대비하려면 선제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우한 지역에서 입국한 사람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추진하라고 지시했다.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우한 폐렴 대응 능력을 높이기 위해 질병관리본부 콜센터 '1339'를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한 부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이날) 지금까지도 그렇고 앞으로도 콜센터에 문의하는 수요가 높아질 텐데 충분히 응대하도록 '1339'의 대응 능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해 조속히 시행하라"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이어 문 대통령은 "의료기관 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며 "중국 방문력이 있는 환자가 호흡기 증상으로 내원하면 반드시 관할 보건소에 연락해 조기 대처가 이뤄지도록 의료기관의 적극적인 협력을 당부한다"고 말했다.우한 폐렴에 대한 총력 대응체제를 위해 청와대는 이날부터 일일 상황회의를 국정상황실장 주재로 매일 진행하기로 했다.한 부대변인은 "1차 회의는 이미 진행했고, 위기 단계가 '경계'로 격상됨에 따라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가동하고 중앙방역대책본부를 지원하는 등 정부 대응을 강화토록 했다"고 설명했다.중앙사고수습본부는 보건복지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질병관리본부가 각각 맡고 있다.그는 또 "만약 이 단계가 전국적으로 확산하면 '심각' 단계로 올라가는데 이 경우 범정부적 총력 대응체제를 위해 필요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운영한다"라며 "현재는 경계 단계로, 정부가 할 수 있는 대응체계를 마련해 운영한다"고 했다.한편 전수조사 대상자에 대한 소재지 파악과 향후 격리 조치 방안과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총리 주재 관계장관회의가 끝나면 내용이 나올 것"이라며 "거주지·연락처 불명의 경우 관계기관과 협조해 풀어갈 계획이며, 외국인의 경우에는 법무부, 필요시엔 경찰청 협조를 받아 풀어나가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아울러 "재난과 국민안전에 대한 콘트롤타워는 청와대"라며 "이 역할을 실무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가 있고 국가위기관리센터는 상황이 발생하면 24시간 가동하게 되기에 현재 운영 중"이라며 "동시에 위기경보 단계별로 담당하는 주무 기관과 부처가 있고, 그 부처에 맞게 청와대가 항시 협의하고 있다. 당연히 국무총리가 실무적 사안을 총괄하고 있고, 청와대와도 긴밀하게 협의 하에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일명 우한폐렴)에 대한 우려로 설 연휴를 마치고 돌아온 국내 증시가 급락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3% 넘게 빠졌고 원·달러 환율은 급등(원화가치 하락)했다. 미국과 유럽, 일본 증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우려를 피하지 못했다.28일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보다 69.41포인트(3.09%) 하락한 2176.72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우려에 2200선이 붕괴되며 장을 시작했다. 한때 2166.23까지 떨어졌다. 보건당국은 이날 오전 국내 네 번째 확진 환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경기 평택시에 거주하는 55세 한국인 남성은 중국 우한에서 국내 입국 후 일주일 가량 96명과 접촉했다.간밤 미국 증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우려에 급락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1.57% 하락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나스닥 지수도 각각 1.57%와 1.89% 밀렸다. 유럽 증시도 마찬가지다. 영국 런던 FTSE100지수는 2.29%, 프랑스 파리의 CAC40지수는 2.68%, 범유럽지수인 유로스탁스(STOXX)50지수는 2.68% 급락했다. 도쿄 증시에서 닛케이225지수(닛케이평균주가)는 전날 2% 이상 하락한 이후 이날도 0.55% 떨어졌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공포에 세계 증시가 단기간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에서 개인은 6685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5247억원, 1923억원의 매도 우위였다. 시가총액 상위 기업 대부분은 하락 마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2.28%), 현대차(0.38%)를 제외한 시총 상위권 기업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3.29% 내렸고 포스코와 LG생활건강은 각각 6.03%, 7.12% 급락했다.중국 관련 소비재 종목도 부진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28일(현지시각) 0시 기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 106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화장품 업종의 주가 하락세가 컸다. 토니모리 11.76%, 한국화장품 8.01%, 한국콜마 9.41% 급락했다. 중국 항공 노선이 많은 진에어와 티웨이항공도 9.21%, 8.75%씩 내렸다.코스닥지수도 20.87포인트(3.04%) 내린 664.70 하락 마감했다. 개인이 1790억원 순매수했고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5억원, 162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원·달러 환율도 직격탄을 맞았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8.0원 오른 1176.7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공포감에 1178원대에서 급등 출발한 후 상승세를 이어갔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2003년 사스와 2015년 메르스 사태를 감안할 때 주식시장은 환자가 발생 소식 때마다 하락할 수 있다"며 "환자 발생 속도가 느려질 경우 반등세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우한 폐렴'의 발원지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 체류 중인 귀국 희망자를 위해 오는 30일과 31일 전세기를 투입한다.정세균 국무총리는 28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을 위한 관계장관회의에서 "우한에 체류하는 국민 중 귀국을 희망하는 분들을 위해 1월 30일과 31일 양일간 전세기를 보내는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정 총리는 "중국 정부는 우한시와 그 주변 지역을 사실상 봉쇄했고 고립된 우리 국민들이 정부에 지원을 요청해 왔다"면서 "재외국민 보호라는 국가의 의무를 이행함에 있어 한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이분들이 현지에서 이송되고 국내에 머무르는 동안 감염증이 유입되거나 확산되지 않도록 방역 대책을 철저히 수립하겠다"고 덧붙였다.확산세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방안과 관련해서는 "정부는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선제적 조치를 이어나가겠다"면서 "중앙사고수습본부를 중심으로 접촉자 밀착 관리와 의료기관 지원, 국민에 대한 설명, 대내외 협력 등을 더 꼼꼼히 챙겨주기를 당부드린다"고 전했다.정 총리는 또 "우리는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를 겪으면서 감염병을 막아낼 수 있는 튼튼한 제도를 구축했다"며 "병원 내 감염을 막기 위해 선별 진료 절차를 마련했고, 감염병 확산에 대비해 격리 병상과 음압 병실 대폭 확대했다"고 강조했다.아울러 "이런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실수나 부주의로 무너지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며 "시스템이 무너지면 국민 신뢰도 무너지니, 지자체와 의료기관, 국민 여러분들의 협조를 다시 당부드린다"고 했다.정 총리는 "정부는 마스크나 방호복 등 의료 구호 물품을 전세기편으로 중국에 전달하는 등 협력을 지속해나가겠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또한 정 총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에서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등의 가짜뉴스가 기승을 부린다"고 지적하고 "관계부처는 사회적 혼란과 불필요 공포심 키우는 가짜뉴스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응하고,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보건 당국이 하루 두 차례 브리핑을 하는 등 바로바로 설명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