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2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에서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국내 두 번째 확진자 발생과 관련해 중간경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2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에서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국내 두 번째 확진자 발생과 관련해 중간경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에서 발생한 두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환자는 특별한 폐렴 증상 없이 안정적인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시작된 우한 폐렴은 25일 전 세계 곳곳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중국에서만 감염자수가 1000명을 넘어섰고, 미국에 이어 프랑스와 호주에서도 확진자가 등장했다.

◆ 질병관리본부 "국내 두번째 '우한폐렴' 환자 상태 '안정적'"

해외에서 우한 폐렴 확진자가 속속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우한폐렴 환자의 상태는 안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이날 "전날 발표된 두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는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에 입원 중"이라며 "현재 인후통 등 다른 증상에 대한 대증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두번째 환자는 55세 한국인 남성 A씨다. 우한시에서 근무하던 A씨는 지난 10일부터 시작된 목감기 증상으로 19일 중국 현지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았다.

이후 우한을 출발해 상하이를 경유해 22일 저녁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귀국 당시 검역 과정에서 발열과 인후통이 확인돼 격리는 되지 않지만, 보건소가 증상을 지속해 모니터링하는 '능동감시'를 받았다.

자택에서 머물던 A씨는 인후통이 심해지자 보건소에 진료를 요청했고, 검사를 통해 24일 두 번째 환자로 확진됐다. 질병관리본부는 A씨에 대한 엑스선(X-ray) 검사를 실시한 결과, 기관지염 소견이 있어 폐렴 관련성을 계속 검사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첫번째 확진자인 35세 중국인 여성 B씨도 안정적인 상태로 전해졌다. B씨는 중국 후베이성의 성도인 우한시 거주자다. 지난 18일 발열, 오한, 근육통 등의 증상으로 현지 병원에서 감기약을 처방받았다. 다음날인 19일 한국을 거쳐 일본을 여행하기 위해 입국했다가 발열 증상을 호소해 감염 의심환자로 분류돼 검역대에서 바로 격리됐다.

다만 B씨는 주관적으로 느끼는 폐렴 증상은 없지만 아직 몸에 열이 남아 있고, 최근에 촬영한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에서 폐렴 소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관리본부는 두 번째 환자인 A씨와 접촉한 비행기 내 인접 승객 등 56명, 공항 내 직원 4명, 자택 이동 시 택시기사 1명, 아파트 엘리베이터 동승자 1명, 보건소 직원 5명, 가족 2명 등 총 69명을 '능동감시' 형태로 지켜보고 있다.

능동감시는 보건당국이 환자와 마지막 접촉일부터 14일 동안 1일, 2일, 7일째 유선으로 연락해 호흡기 증상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모니터링 과정에서 의심 증상이 나타날 경우 격리 후 검사를 받게 된다. 당국은 CCTV 등을 확인해 접촉자를 파악하고 있어 앞으로도 능동감시 대상자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치료제와 백신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치료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증상에 따라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치료에 쓰였던 인터페론, 리바리빈 등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한다. 폐렴 등이 심한 중증 환자는 인공호흡기와 에크모(인공심폐기) 등으로 몸속 산소와 혈액 순환을 돕는 치료를 한다.

◆ '우한폐렴' 프랑스·호주 뚫었다…전 세계 빠르게 확산

'우한 폐렴' 확진자가 프랑스와 호주에서도 등장했다. 중국에서는 사망자와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프랑스 보건당국은 3명의 우한 폐렴 확진자가 확인됐다고 24일(현지시간) 밝혔다. 확진자 3명은 최근 중국에 다녀왔다.

한 사람은 48세 남성으로 보르도에서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우한을 거쳐 지난 22일 프랑스로 돌아온 이 남성은 23일 병원에 입원하기 전까지 10여 명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두 사람은 가족 관계로 파리에서 격리된 채 치료 중이다. 파리에 입원 중인 두 환자의 경우 우한 폐렴 감염 확진 판정이 내려진 지 얼마 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아그네스 부쟁 프랑스 보건장관은 "추가 감염 사례가 더 나올 수 있다"며 "질병 확산 속도를 늦추려면 감염 여부를 빠르게 진단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호주에서도 우한 폐렴 확진자가 등장했다. 호주 보건당국은 이날 빅토리아주에 거주하는 50대 중국인 남성이 우한 폐렴 확진자인 것을 확인했다. 이 남성은 현재 병원에서 격리 상태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남아시아 국가에서도 처음으로 확진자가 나왔다. 네팔 보건 당국도 이날 우한에서 귀국한 30대 학생이 우한 폐렴에 걸렸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두 번째 환자가 나왔고 추가로 확진자가 등장할 것으로 점쳐진다.

중국 본토에서는 감염자가 폭증하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이날까지 우한 폐렴 사망자는 41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은 1287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