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혁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왼쪽)와 박준영 연구원.  /UNIST 제공
김동혁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왼쪽)와 박준영 연구원. /UNIST 제공
온실가스 주범인 메탄을 먹고 유용한 물질로 바꿔주는 미생물의 대사경로가 UNIST(울산과학기술원)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UNIST는 김동혁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메탄을 분해하는 미생물 메탄자화균의 일종인 ‘마이크로븀 알칼리필럼 20Z’가 탄소가 포함된 유기물을 원료로 이용해 고부가 유기화학물질을 생성하는 화학반응 경로를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고 26일 발표했다.

메탄은 산업용 폐가스, 낙농업, 셰일가스 추출과정 등에서 다량으로 방출된다. 메탄을 고부가가치 물질로 만들려면 메탄을 소모하는 메탄자화균의 대사 과정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연구팀은 미생물의 먹이로 메탄을 줄 때와 메탄을 산화시킨 알코올인 메탄올을 줄 때 대사과정에 변화가 생긴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메탄을 먹이로 줄 때는 거의 나오지 않던 포름산이 메탄올을 먹이로 줄 때엔 대량으로 생산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포름산은 자극적인 냄새가 나는 무색의 액체다. 기존 연구에서는 메탄을 먹은 미생물이 메탄 산화효소를 이용해 메탄을 메탄올로 바꾼 뒤 분해해 유용 물질을 만든다고 봤는데, 이 이론으로는 포름산 생산량이 늘어난 이유를 제대로 규명하지 못했다.

연구팀은 유전체 컴퓨터 모델링 기술로 미생물의 다양한 유전자와 관련 단백질의 상호작용 과정을 점검한 결과, 메탄과 메탄올을 각각 먹을 때의 전체 에너지 대사 과정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김 교수는 “저렴한 메탄올을 메탄자화균의 먹이로 쓰는 산업용 균주로 개발해 메탄자원화 상용화의 길을 열겠다”고 말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