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의 유상철 감독이 19일 인천 구단 홈페이지에 '팬 여러분께 드리는 편지'라는 글을 통해 췌장암 투병 사실을 공개했다. 유 감독은 편지를 통해 "포기하지 않고 버티고 또 버티겠다"라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사진은 지난 10월 27일 수원 삼성과의 경기에서 감독석을 지키고 있는 유상철. /사진=연합뉴스
프로축구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의 유상철 감독이 19일 인천 구단 홈페이지에 '팬 여러분께 드리는 편지'라는 글을 통해 췌장암 투병 사실을 공개했다. 유 감독은 편지를 통해 "포기하지 않고 버티고 또 버티겠다"라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사진은 지난 10월 27일 수원 삼성과의 경기에서 감독석을 지키고 있는 유상철. /사진=연합뉴스
인천 유나이티드의 유상철 감독이 췌장암 4기 투병 사실을 밝혔다.

지난 19일 유상철 감독은 구단 홈페이지에 '팬 여러분께 드리는 편지' 글을 직접 올려 이같이 밝혔다.

유 감독은 "지난 10월 중순경 몸에 황달 증상이 나타나는 등 이상 징후가 발생했고 곧바로 병원을 찾아 정밀 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 췌장암 4기라는 진단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이어 "저에게 있어 받아들이기 힘든 진단이었다. 하지만 이를 받아들여야만 했다. 저 때문에 선수들과 팀에 피해가 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처음 인천 감독으로 부임할 때 팬 여러분께 반드시 K리그 1 무대에 잔류하겠다는 약속을 한 바 있다. 그리고 저는 성남 원정을 마치고 병원으로 향하기 전 선수들에게 '빨리 치료를 마치고 그라운드에 다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사진은 지난 2002년 6월 4일 부산에서 열린 월드컵 D조 폴란드와의 경기에서 유상철이 한국의 두번째 득점 후 환호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사진은 지난 2002년 6월 4일 부산에서 열린 월드컵 D조 폴란드와의 경기에서 유상철이 한국의 두번째 득점 후 환호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유 감독은 투병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계속해서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제가 맡은 바 임무를 다함과 동시에 우리 선수들, 스태프들과 함께 그라운드 안에서 어울리며 저 자신도 긍정의 힘을 받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팬 여러분께서 끝까지 우리 인천을 믿고 응원해주시듯이 저 또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버티고 또 버티겠다. '할 수 있다'는 긍정의 힘으로 병마와 싸워 이겨내겠다"고 말했다.

유상철 감독은 건국대학교를 졸업하고 1994년 울산 현대에 입단하며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1994년 미국전에서 데뷔한 후 국가대표 자리에서 오랜시간 활동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신화를 일궈낸 주역이기도 하다.

그는 2019년 5월14일 인천 유나이티드 9대 감독으로 선임됐다. 하지만 지난달 19일 성남FC전 이후 황달 증세 때문에 병원에 입원했다.

유 감독은 지난달 27일 수원 삼성과 경기부터 팀에 복귀했고, 강등 위기에 빠진 팀을 구하기 위해 만고의 노력을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 감독은 자신의 병을 둘러싸고 여러 소문이 돌자 자신의 병을 직접 공개하게 됐다.

유상철 감독이 팬들에게 편지를 보내 췌장암 4기 투병을 밝혔다. /사진=인천 유나이티드
유상철 감독이 팬들에게 편지를 보내 췌장암 4기 투병을 밝혔다. /사진=인천 유나이티드
다음은 유상철 감독 편지 전문.

사랑하는 인천 팬 여러분, 한국 축구를 사랑해주시는 모든 축구 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인천유나이티드 감독 유상철입니다.

먼저, 항상 저희 인천유나이티드를 아껴주시고 선수들에게 크나큰 성원을 보내주시는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해 올립니다.

제가 이렇게 팬 여러분께 인사를 올리게 된 이유는, 여러 말과 소문이 무성한 저의 건강 상태에 대해 이제는 제가 직접 팬 여러분께 말씀을 드려야겠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입니다.

저는 지난 10월 중순경 몸에 황달 증상이 나타나는 등 이상 징후가 발생하였고, 곧바로 병원을 찾아 정밀 검사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검사 결과 췌장암 4기라는 진단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는 분명 저에게 있어 받아들이기 힘든 진단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를 받아들여야만 했습니다. 저 때문에 선수들과 팀에게 피해가 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처음 이곳 인천의 감독으로 부임할 때 저는 인천 팬 여러분께 '반드시 K리그 1 무대에 잔류하겠다'라는 약속을 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성남원정을 마치고 병원으로 향하기 전 선수들에게 '빨리 치료를 마치고서 그라운드에 다시 돌아오겠다'라는 약속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후에 저는 1차 치료를 마치고 다시 그라운드에 돌아와 선수들에게 '나는 약속을 지켰다'고 말했습니다. 병원에 있으면서 역시 현장에 있을 때가 가장 좋았다는 걸 느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저는 계속해서 치료를 병행해야 합니다. 제가 맡은 바 임무를 다함과 동시에 우리 선수들, 스태프들과 함께 그라운드 안에서 어울리며 저 자신도 긍정의 힘을 받고자 합니다.

그리고 팬 여러분과 했던 약속을 지키고자 합니다. 남은 2경기에 사활을 걸어 팬 여러분이 보내주신 성원과 관심에 보답하고자 감독으로서 최선을 다할 것을 다시 한번 약속드립니다.

축구인으로서의 자존심을 걸고 우리 인천의 올 시즌 K리그 1 잔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또한, 팬 여러분께서 끝까지 우리 인천을 믿고 응원해주시듯이 저 또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버티고 또 버티겠습니다. '할 수 있다'는 긍정의 힘으로 병마와 싸워 이겨내겠습니다.

저를 걱정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모든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이만 인사말을 줄이겠습니다. 팬 여러분의 건강과 행운이 항상 함께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인천유나이티드 감독 유상철 드림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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