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공약 20%였지만 올해 평균 11.7%…주요대학은 10%도 안 돼
교육부, 고등교육법에 명시해 법제화할지 고민…비취약계층 반발이 걸림돌

교육부가 조만간 발표할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에 교육 취약계층을 위한 기회균형선발전형 확대 방안을 담을 예정이다.

10일 교육계에 따르면, 기회균형선발전형이란 기초생활수급자 등 저소득층, 농어촌 출신, 특성화고 졸업생, 특수교육 대상자 등 사회적 약자 계층을 선발하는 전형이다.

정원 내의 '고른기회전형'과 정원 외 특별전형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교육 분야에 대해서 "교육의 계층사다리를 복원하겠다"면서 모든 대학에 기회균형선발전형을 의무화하고, 기회균형선발을 20%까지 확대하는 대학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고 공약했다.

기회균형선발 의무화 공약은 지난해 일부 진전이 있었다.

법제화되지는 않았지만,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2021학년도 대학입학전형기본사항에 '고른기회 특별전형을 반드시 실시해야 한다'는 문구를 담았다.

그러나 기회균형선발 비율 20% 공약 이행은 갈 길이 멀다.

대학 정보공시에 따르면, 올해 일반대학·교육대학에 입학한 34만5천754명 중 기회균형 전형으로 입학한 신입생 비중은 11.7%(4만366명)였다.

2018년 10.4%(3만6천63명)보다 1.3%포인트(4천303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수도권 대학이 기회균형선발에 더 소극적이었다.

비수도권 대학의 기회균형 선발 비율이 13.1%였던 반면, 수도권 대학은 9.4%만 뽑았다.

서울 주요 15개 대학의 평균도 10%에 못 미쳤다.

주요 15개 대학은 건국대·경희대·고려대·동국대·서강대·서울대·서울시립대·성균관대·숙명여대·연세대·이화여대·중앙대·한국외대·한양대·홍익대다.

정의당 여영국 의원이 올해 국정감사 때 이들 대학 입학생 현황을 분석한 결과, 15개 대학은 고른기회전형으로 올해 신입생의 9.29%를 뽑았다.

현재 2021학년도까지 공개된 대입전형 시행계획에 따르면, 이들 대학의 고른기회전형은 2020·2021학년도에도 평균 9.35%, 9.61%에 그칠 예정이다.
대입 개편안에 '기회균형선발 확대' 담긴다…계층 사다리 복원

이처럼 서울 주요 대학의 기회균형선발 비율이 10% 안팎에 불과하기 때문에, 교육계에서는 서울 등 수도권 주요 대학부터 기회균형선발 비율을 늘려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교육부는 입학사정관 인건비 등을 지원하는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에 2014년부터 기회균형선발 관련 지표를 넣어 확대를 유도해왔다.

최근까지 정시보다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을 늘리고자 했던 정부가 학종과 기회균형선발을 동시에 유도하기 위해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을 활용해온 것이다.

현재 교육부는 기회균형선발을 계속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으로 유도할지, 고등교육법에 아예 의무화하고 선발 비율을 법제화할지 고민 중이다.

기회균형선발을 법에 의무화하면서 선발 비율을 명시하면 취약계층에게 고등교육 기회를 나누는 '기회의 공정성'이 강화된다.

다만 취약계층이 아닌 대다수 학생·학부모들의 반발이 우려된다.

반발이 거세면 법으로 정할 선발 비율이 공약 20%에서 후퇴할 가능성이 크다.

유성룡 에스티유니타스 교육연구소장은 "기회균형선발전형을 정시모집에서 운영하는 학교도 있는 만큼, 학종 지원 사업과 분리해 고등교육법에 따로 법제화하는 게 옳다"면서 "약자에 대한 배려가 늘어나도록 국민을 설득하는 것이 국가와 정치인의 의무"라고 제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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