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료원·다산콜재단 등, 점수 반영 오류로 합격자 탈락
채용당락 뒤바뀌고 평가없이 정규직화…서울시 산하기관들 적발
직원 채용을 허술하게 한 서울시 산하 공공기관들이 감사에서 무더기로 적발됐다.

서울시 감사위원회는 작년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시 산하 공공기관 22곳과 유관단체 6곳의 채용 실태를 특별점검해 위반사항 96건을 적발했다고 4일 밝혔다.

이에 따라 담당자와 감독자 등 4명이 징계 요구 대상이 됐으며, 31명은 주의 조치를 받았다.

감사위원회에 따르면 서울의료원은 2017년 10월 정규직 간호사를 선발하면서 인성검사 점수를 잘못 반영해 합격자와 불합격자 중 상당수가 뒤바뀌었다.

당시 서울의료원은 인성검사를 부적격 판정에만 활용하고 전공시험 점수에 따라 고득점순으로 합격자를 선발하기로 했으나, 채용 담당자의 실수로 인성검사와 전공시험 점수를 합산한 점수가 1차 전형 결과에 반영됐다.

그 결과 원래 1차에서 합격 처리됐어야 할 105명이 면접 대상에서 제외됐다.

원래 불합격 처리됐어야 할 74명이 면접 대상에 포함됐으며, 이 중 22명이 최종합격으로 처리됐다.

또 인성검사 기준에 미달한 부적격자 15명이 1차 합격으로 처리되면서 차순위자 16명이 2차 면접 기회를 놓쳤다.

이에 대해 서울의료원 측은 의료원 측 잘못 탓에 탈락했던 이들에게 올해 9월에 개별로 연락해 다시 응시 기회를 주는 방식으로 구제 조치를 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디지털재단은 2018년 신규 채용 과정에서 한 응시자의 논술 점수를 누락해 1차 면접 기회를 빼앗았다.

120다산콜재단에서도 2018년 채용 서류심사 점수 집계 착오로 4명의 당락이 뒤바뀌었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2015년 청년인턴을 선발하면서 부적격자를 제대로 가려내지 못해 차순위 응시자의 기회를 박탈했다.

서울시복지재단과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모집 분야와 관련성이 낮은 경력을 인정해 부적격자를 서류심사 대상자로 선발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문화재단은 직원 채용 시 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치지 않아 기관 경고를 받았다.

이밖에 채용 공고가 미흡하거나 응시자와 관계가 있는 면접위원을 선정한 사례가 여럿 확인됐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과정도 허술했다.

SH공사는 지난해 무기계약직 384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서 내규에 규정된 인사위원회를 열지 않았다.

직무 태만 등으로 지적받은 계약직 직원도 계약을 연장해줬다.

서울연구원은 지난해 비정규직 75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서 정부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않아 주의를 받았다.

서울산업진흥원과 서울시여성가족재단도 제대로 된 평가 절차를 거치지 않는 등 정규직 전환 과정이 부적정했던 것으로 지적받았다.

감사위는 점검 결과 "부정 청탁 지시나 친·인척 등 채용, 금품 수수 등 중대한 비위 사항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향후 실시되는 모든 감사에서 채용 등 인사관리 분야 점검을 강화하고, 문제점이 발견된 기관은 즉각적으로 감사를 실시해 엄정한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