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인근 해상에서 추락한 소방헬기가 나흘 만에 인양됐지만 사전 수색 작업을 통해 동체 내부에서 발견한 실종자 시신은 찾지 못했다. 인양을 하다가 시신이 유실됐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부실 인양’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 처참한 추락헬기 > 독도 인근 해상에서 7명을 태운 채 추락한 소방헬기가 사고 발생 나흘 만인 3일 오후 2시4분 수중에서 인양됐다. 해군 청해진함이 추락한 헬기를 갑판 위로 끌어올리고 있다. /동해지방해양경찰청 제공
< 처참한 추락헬기 > 독도 인근 해상에서 7명을 태운 채 추락한 소방헬기가 사고 발생 나흘 만인 3일 오후 2시4분 수중에서 인양됐다. 해군 청해진함이 추락한 헬기를 갑판 위로 끌어올리고 있다. /동해지방해양경찰청 제공
해경과 해군 등으로 구성된 합동수색단은 3일 오후 2시4분 독도 인근에서 추락한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EC225 헬기를 인양했지만 내부에서 발견한 실종자 시신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황상훈 동해지방해양경찰청 수색구조계장은 “시신이 인양 도중 기체 파편 등과 함께 유실된 것으로 보고 있다”며 “기상 상황이 호전되는 대로 수중 수색을 재개하겠다”고 했다.

합동수색단은 지난 2일 헬기 동체 안에서 시신 1구, 동체에서 각각 110m와 150m가량 떨어진 곳에서 2구 등 모두 시신 3구를 발견했다. 헬기 외부의 시신은 2일 밤 수습됐고, 헬기 내부 시신 수습은 다음날인 3일 동체 인양과 함께 하기로 결정했다.

인양 도중 시신이 유실됐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해경과 해군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합동수색단은 이날 오전 동체 고정 작업 및 유실 방지 그물망 설치를 마무리하고 오후부터 본격적인 인양 작업에 들어갔다. 기상상황이 악화된 데다 헬기 내부가 좁아 잠수부 투입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합동수색단은 “시신 유실 방지를 위해 이중으로 그물망을 설치했다”고 해명했지만 결과적으로 확보한 시신마저도 잃어버린 셈이 됐다.

수습된 시신 2구는 이날 분향소가 차려진 대구 동산병원으로 이송됐다. 수습된 시신 중 1구는 소방헬기 정비사인 서정용 대원(45)인 것으로 확인됐다. 합동수색단은 지문 채취와 가족 DNA 대조 등을 통해 신원을 최종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추락 사고가 난 헬기는 지난달 31일 오후 11시26분께 독도에서 이륙한 뒤 인근 200~300m 지점에서 추락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