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성공 위해선 다양한 인적자원 필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의 성패는 소비자 행태 분석에 달렸습니다. 한국처럼 개인정보 활용에 대한 규제가 심하면 스타트업이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 스타트업 투자회사인 원에이티의 크리스 콜버트 대표(사진)는 지난 29일 “이대로 가면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가 망가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2014년부터 지난 5월까지 미국 하버드대 창업지원기관인 하버드대 이노베이션랩스에서 본부장으로 일하며 스타트업 전략고문과 프로그래밍 지원을 맡아 지난해 20개 이상의 스타트업을 컨설팅했다. 그는 서울시가 30일 개최한 서울국제금융콘퍼런스의 기조 연사로 참석하기 위해 한국에 왔다.

미국은 별다른 개인정보보호 법률 없이 건강 정보 등 제3자 제공 동의가 필요한 정보에 대해서만 ‘옵트 아웃’ 방식의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옵트 아웃 방식은 개인정보 이용에 동의하지 않는 항목에만 체크하도록 해 규제하는 방식이다.

그는 한국 스타트업에 대해 “인적자원이 풍부하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만 인적 다양성은 해결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스타트업 성공의 첫 단추는 ‘다양성’에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콜버트 대표는 “하버드대 이노베이션랩스에서도 대다수 스타트업은 실패한다”며 “처음부터 획일화된 인적 구성을 고집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일본인과 미국인에게 어항을 관찰하도록 했더니 미국인은 물고기 하나하나에 집중했지만 일본인은 어항 전체의 모양 등에 관심을 보였다”며 “양측의 관점을 합하면 디테일과 전체를 모두 볼 수 있는 것처럼 소비자 분석에서도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참여할수록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