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교수 입원 정동병원 "뇌종양·뇌경색 진단서 발급한 바 없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입원했던 것으로 알려진 병원 측이 17일 "정경심 교수의 뇌종양.뇌경색 진단서를 발급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정동병원은 이날 '정경심 교수 뇌종양.뇌경색 진단서 발급 관련 공식입장'을 통해 "진단서를 발급한 바 없으며 이와 관련된 어떠한 의혹도 저희 병원과는 관계가 없다"고 했다.

이 병원 원장은 정경심 교수와 서울대 동기로 알려져 있다.

정 교수 측은 지난 15일 검찰에 의사 성명, 의료기관, 직인이 담기지 않은 입원증명서를 제출했다. 정 교수 측은 최근 병원에서 뇌종양과 뇌경색 진단을 받았다고 밝힌 상태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고형곤)는 16일 “전날 정 교수 변호인으로부터 팩스를 통해 ‘입·퇴원증명서’ 제목의 서류를 받았다”면서도 “증명서에는 발행 의사의 성명, 의사면허번호, 소속 의료기관 등이 없는 상태였다”고 밝혔다. 증명서에는 병명과 함께 진료과는 ‘정형외과’로 적혀 있었다고 한다.

진단서에 관한 법령을 보면 진단서에는 발병 및 진단 연월일, 치료 내용 외에 의료기관 명칭, 주소, 진찰 의사 성명, 면허번호 등을 기재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정 교수 측이 제출한 입원증명서에는 이 같은 내용이 포함돼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통상 진단서에 표시되는 병원 직인도 담기지 않았다.

검찰은 정 교수 측에 발급 기관과 의사, MRI 촬영 결과 및 영상의학과 판독 서류도 추가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변호인이 송부한 자료만으로 뇌종양, 뇌경색 등의 진단을 확정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 교수 측 변호인은 “입원 장소 공개 시 병원과 환자의 피해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이 부분을 가리고 제출하겠다는 뜻을 사전에 검찰에 밝혔다”고 말했다. 진료과가 정형외과로 표시된 데 대해선 “여러 질환이 있어 협진한 진료과 중 하나”라며 “자료 제출도 추가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주진우 기자는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조 전 장관의 사퇴를 앞당긴 요인으로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건강 문제를 꼽았다.

주 기자는 “정경심 교수의 건강 문제가 조국 교수에게 가장 어려운 점이었다. 정 교수가 며칠 전 뇌종양과 뇌경색 진단을 받은 것이 자신의 결심을 앞당긴 결정적 요인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주 기자는 “정 교수가 지난 2004년 영국 유학 당시 흉기를 든 강도에 쫓기다 건물에서 떨어졌다. 이는 BBC에서도 보도된 내용”이라며 “정 교수는 당시 두개골 앞에서 뒤까지 금이 갔다. 평상시에도 두통과 어지럼증 등을 호소해왔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그런데 며칠 전 (뇌종양·뇌경색) 진단을 받은 것이다. 더 끌 수가 없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병원 측이 공지한 '공식입장'이 온라인 상에서 퍼져나가면서 홈페이지는 접속폭주로 서비스가 되지 않는 상태다. 정 교수 측이 "입원 장소가 공개되면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병원명 등이 삭제된 입원증면서만 제출했지만 오히려 병원 측에서 의혹과 무관함을 전면에 내세우며 "뇌종양 진단서 발급한 적 없다"고 강경하게 나오면서 정 교수 측 대응에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