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실험장 되길 두려워 않는 게 싱가포르 경쟁력의 비결"
첸츠한 싱가포르국립대(NUS) 부총장(사진)은 싱가포르 산학협력의 경쟁력을 “끊임없는 토론”이라고 했다. 코퍼릿랩이라 불리는 산학 연구소만 해도 기업과 대학 간 장기 교류의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첸 부총장은 “연구소를 하나 세우려면 2년 정도의 토론 기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매개체는 테크놀로지 컨소시엄(TC)이다. 스핀트로닉스(스핀을 디지털신호로 활용하는 전자공학), 광자학, 사이버보안, 인공생물학, 스마트그리드, 냉각에너지과학, 데이터사이언스, 멤브레인, 바이오필름, 헬스테크놀로지 등 10개 분야로 구성된 TC엔 싱가포르 주요 대학과 각 분야 글로벌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첸 부총장은 “급조된 조직은 향후 손실이나 리스크(위험)가 발생했을 때 이를 누가 감당할 것인지를 놓고 분열될 수 있다”며 “설계 단계에서부터 주의 깊은 계획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첸 부총장은 싱가포르의 경쟁력을 묻는 질문에 “글로벌 테스트 베드(실험 무대)가 되기를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이버보안 분야를 예로 들었다. 첸 부총장은 “지난해 의료 분야에서 대형 정보유출 사고가 있었다”며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 사이버보안 TC에서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지 않으면서도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새로운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첸 부총장은 “싱가포르텔레콤이 상용화를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싱가포르=박동휘 특파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