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진 한독 회장 "히든챔피언 많은 독일, 소부장 개발에 도움"
“1960년대 파독 광부와 간호사에서 시작해 한국과 독일은 역사적으로 특별한 유대를 맺었습니다. 양국의 강점을 결합해 시너지를 내는 협력관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민간 친선기구인 한독포럼이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김영진 (주)한독 회장(한독포럼 공동의장·사진)은 ‘한독포럼’의 역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주)한독은 옛 한독약품에서 이름을 바꾼 회사다.

제18차 한독포럼이 지난 18~21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렸다. 한국과 독일의 정치·경제·사회·문화 분야 인사들이 참여하는 민간 기구이자 토론의 장으로, 매년 양국을 오가며 개최된다. 김황식·한명숙 전 총리와 윤영관 전 외교부 장관, 이근 한국국제교류재단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2017년부터 한독포럼을 이끌고 있는 김 회장은 “올해 포럼은 베를린 장벽 붕괴 30주년을 기념해 베를린에서 열렸다”며 “급변하는 시대에 양국 관계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민간이 중심이 돼 교류한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포럼에서는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화, 국제 안보질서 변화에 따른 역할, 소재·부품·장비 분야 협력 강화 등을 논의했다. 특히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국가) 제외 조치 이후 제조업 강국인 독일이 한국 기업의 소재·부품·장비 분야 기술협력 국가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이 화두로 떠올랐다. 포럼에 함께 참여한 김효준 한독상의 한국 측 회장(BMW그룹코리아 회장)은 “일본이 보유한 부품·소재기술의 상당 부분은 독일 기업에 원천기술이 있어 한·독 간 협력이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2010년부터 한독포럼에 참여한 김 회장은 독일과 인연이 깊다. 부친인 고(故) 김신권 한독약품 명예회장 시절부터 독일과의 기술협력을 이뤄냈다. 김 회장도 1984년부터 2년간 훽스트에서 파견근무를 하며 독일을 일찍부터 경험했다. 김 회장은 “최근 한·일 경제갈등의 영향으로 히든챔피언(숨은 강소기업)을 다수 보유한 독일이 대체 파트너로 뜨고 있다”며 “독일과의 협력이 한국의 중소기업 발전을 촉진하고 양국 시장에 상호 진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김 회장이 관심을 쏟는 곳은 한독주니어포럼이다. 같은 기간 열린 제8차 한독주니어포럼엔 한국과 독일의 대학생 및 만 35세 이하 직장인이 참가했다. 2016년 서울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상금을 한독주니어포럼에 기부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김 회장은 “한국과 독일의 청년 리더들이 건설적인 토론을 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모습을 보니 양국의 미래가 밝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며 “지속적인 네트워크를 쌓고 미래를 함께 고민할 기회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