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 없었어도 신체·정신적 고통 받고 근무환경 악화"
직장갑질119 "MBC 계약직 아나운서 조치, 명백한 직장내 괴롭힘"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1일 성명을 통해 "MBC 계약직 아나운서는 명백한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것"이라며 "MBC 조사위원회가 이 사안을 직장 내 괴롭힘이 아니라고 결론 내린 것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2016∼2017년 MBC 입사 뒤 계약 만료로 퇴사했다가 법원 판단으로 근로자 지위를 임시로 인정받은 아나운서 7명은 지난달 16일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에 근거해 MBC를 상대로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냈다.

이들은 자신들이 기존 아나운서 업무 공간에서 격리됐고, 업무를 전혀 하지 못하며 사내 전산망에서도 차단당하는 등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날 MBC 조사위원회는 계약직 아나운서들에 대한 조치가 ▲ 기존 아나운서들이 이미 프로그램에 모두 배정돼 있고 ▲ 기존 아나운서들과 같은 공간에 있으면 양측 관계가 더 악화할 가능성이 있으며 ▲ 이들에게 배정된 공간은 필요한 시설을 갖춘 사무공간이라는 점을 고려해 "의도적으로 신고자들을 괴롭히기 위해 시행됐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직장갑질119는 "업무 공간을 분리하기 전 MBC가 구성원 간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거나 계약직 아나운서들에게 사정을 설명하는 절차가 없었다"며 "업무 배제 이유 설명도 MBC는 그동안 '소송 중이라 업무를 부여하기 어렵다'고 밝혀왔기 때문에 타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용노동부 매뉴얼에 따르면 직장 내 괴롭힘은 행위자의 의도가 없었더라도 그 행위로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했다면 괴롭힘으로 인정된다"며 "MBC 경영진은 계약직 아나운서들에 대한 조치가 직장 내 괴롭힘 행위라는 점을 겸허하게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