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학습 병행' 교육·고용부 따로
중복 지원에 효율성만 떨어져
직업계고 졸업생의 60% 이상이 미취업 상태에서 사회로 내던져지고 있지만 정부의 고졸 취업 정책은 되레 뒷걸음질치고 있다. 부처별로 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저마다 내놓은 정책들이 엇박자를 내면서다.
올해 초 직업계고 학생의 실습현장을 찾은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오른쪽 두 번째). /한경DB

올해 초 직업계고 학생의 실습현장을 찾은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오른쪽 두 번째). /한경DB

교육부가 고졸 인재 양성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대표적 정책은 ‘선취업-후학습’ 제도다. 이 제도는 고등학교 졸업 후 기업에 먼저 취업해 현장 경험을 쌓은 뒤 대학에 진학해 능력을 계속해서 개발할 수 있도록 돕는다. 직업계고 졸업 후 3년 이상 산업체 근무경력을 쌓은 재직자는 정원 외 특별전형으로 대학에 입학해 일과 학업을 병행할 수 있다.

비슷한 제도는 고용노동부에서도 운영하고 있다. 고용부가 운영하는 ‘일학습 병행제’는 직업계고를 졸업하고 산업 현장에 나간 학생들을 대상으로 지역 폴리텍 등과 연계해 학위 취득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서울의 한 직업계고 교장은 “사실상 같은 취지의 제도를 교육부와 고용부가 따로 운영하고 있다”며 “부처 간 소통이 안 되다 보니 벌어진 일”이라고 말했다.

부처 간 칸막이에 막혀 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교육부는 직업계고 현장실습제도에 참여할 기업이 줄어들어 발을 동동 구르고 있지만 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벤처기업부는 ‘강 건너 불구경’이다. 서울의 한 직업계고 취업부장은 “일선 학교 교사들도 기업들을 직접 찾아 현장실습 참여를 독려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일”이라며 “관계부처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학교 안팎을 경계로 안쪽은 교육부가, 바깥쪽은 여성가족부가 청소년 취업 지원을 도맡고 있는 상황도 부처 간 협업에 실패한 대표적 예다. 직업계고를 졸업한 뒤 취업에 실패하거나 재취업을 원하는 이들은 고용부의 영역으로 넘어간다.

이전 정부가 추진하던 정책을 배척하는 분위기가 고졸 취업 확대를 가로막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명박 정부 당시 핵심 사업으로 추진하던 고졸 취업 활성화 정책은 박근혜 정부 때부터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정책이 후퇴하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실제로 공공기관 고졸 채용 비중이 박근혜 정부 초기인 2013년 11.7%에서 지난해 8.5%까지 떨어졌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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