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 기피' 유승준 입국금지 시켜달라" 청와대 국민청원 동의 8만명 돌파
병역 기피 논란으로 입국 금지된 가수 유승준(미국명 스티브 승준 유·43·사진) 씨에게 내려진 비자발급 거부가 위법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온 뒤 "한 사람의 가치를 수많은 병역의무자들의 애국심과 바꾸는 판결이다"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11일 대법원은 유씨가 주 로스앤젤레스(LA) 한국 총영사관을 상대로 낸 '사증(비자)발급 거부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스티븐유(유승준) 입국금지 다시 해달라. 형평성에 맞지 않고 자괴감이 든다"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글쓴이는 "유씨의 입국거부 파기환송이라는 대법원을 판결을 보고 대한민국 국민의 한사람으로써 극도로 분노했다"면서 "무엇이 바로 서야 되는지 혼란이 온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병역의 의무를 성실히 수행한 한사람으로서 , 유명한 한 사람의 가치를 수많은 병역의무자들의 애국심과 바꾸는 이런 판결이 맞다고 생각하느냐"면서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고 헌법에도 명시 되어 있다. 국민은 대한민국의 의무를 지는 사람만이 국민이고 그 의무를 지게 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을 상대로 기만한 유승준에게 시간이 지나면 계속 조르면 해주는 그런 허접한 나라에 목숨 바쳐서 의무를 다한 국군 장병들은 국민도 아닌가"라며 "이완용도 자신의 안위를 위한 선택을 한 것 뿐이니 매국노라고 부르면 안되는거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이 청원에 동의한 사람은 12일 오후 4시 현재 8만 명을 훌쩍 넘어선 상태다.
"'병역 기피' 유승준 입국금지 시켜달라" 청와대 국민청원 동의 8만명 돌파
앞서 재판부는 "(총영사관은) 자신에게 주어진 재량권을 전혀 행사하지 않고 오로지 13년 7개월 전에 이 사건 입국금지결정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이 사건 사증발급 거부처분을 했으므로 재량권 불행사로 위법하다"고 밝혔다.

유씨는 2015년 LA총영사관에 재외동포비자(F-4)를 신청했다가 거부당한 뒤 법무법인 광장과 세종을 통해 소송을 냈다. 잇따라 패소했지만 대법원에서 비자발급 거부가 위법이라는 판결이 나오자 유씨 측이 기쁨을 감추지 못하며 "한국에 기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씨는 과거 국내에서 인기 가수로 활동하던 2002년 1월 한국 국적을 포기했다. 병역 기피 비난 여론이 일자 법무부는 2002년 2월 2일 외국인이 돼 돌아온 유씨의 입국을 거부해 미국으로 돌려보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