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인천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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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시간에 회식에 쓸 개고기를 삶도록 강요해 갑질 논란을 빚은 인천의 한 새마을금고 이사장이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논란까지 불거졌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인천지역본부는 11일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 모 새마을금고 이사장 A(63)씨가 과거 여직원들에게 상습적으로 성희롱 발언을 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A 이사장은 2017년 여름 근무 시간에 직원들에게 회식에 쓸 개고기를 삶으라고 하거나 회식 참석을 강요한 사실이 알려져 '갑질' 논란을 일으킨 인물이다. 개고기 갑질 논란에 이어 성추문까지 불거진 것.

심지어 해당 새마을금고는 A 이사장의 갑질 논란이 불거진 후 내부 고발자로 지목된 노조원 8명을 올해 3월 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지방노동위원회는 부당 노동행위로 판단했으나 이들은 현재까지 복직하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A 이사장은 2016년 말부터 여성의 특정 신체 부위를 거론하는 발언을 상습적으로 했다"며 "'가슴 운동을 해야 처진 가슴이 올라간다'라거나 '유방암을 예방하려면 가슴을 주물러야 한다'는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A 이사장의 성적 농담은 매우 일상적이었다"며 "새마을금고 대의원이나 측근들을 접대하는 술자리에 직원들을 수시로 강제 동원했고 여성 노동자에게는 술 시중을 강요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2018년 1월 새마을금고 중앙회가 진행한 서인천 새마을금고 감사에서 이런 성희롱 문제가 지적됐지만, A 이사장은 사과나 반성은커녕 자신의 행위가 전혀 문제 될 것 없다는 태도로 일관했다는 입장이다.

이 노조 소속 여성 조합원 2명은 A 이사장과 해당 새마을금고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법원에 제기했다.

노조 관계자는 "형법이나 성폭력 관련 특별법은 언어 성폭력을 엄하게 다루지 않는 한계가 있어 형사고소가 아닌 민사 소송을 제기하게 됐다"며 "노동 현장에서 가장 빈번하게 벌어지는 성폭력이 언어 성희롱"이라고 말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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