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사진=한경DB
이승훈/사진=한경DB
그룹 위너의 이승훈이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와 한서희씨의 만남을 주선하며 소속사 내 만연했던 마약 실태를 미리 알고 있었던 정황이 드러났다.

한서희는 14일 디스패치와 인터뷰에서 2016년 6월1일 위너 이승훈에게 "진짜 중요한 얘기를 할거야. 집중해서 답장을 바로바로해줘"라는 카카오톡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승훈은 한씨와 대화에서 카카오톡 비밀 대화방을 이용했고, 전화번호를 올리며 한씨에게 전화를 부탁했다.
비아이 마약의혹 연루 이승훈, 한서희 /사진=한경DB
비아이 마약의혹 연루 이승훈, 한서희 /사진=한경DB
한씨는 "(이승훈이 전화로) 비아이가 (자체 검사에서) 걸렸다고 했다. 저랑 같이 피웠다고 말했다. 급하게 만나자고 했다. YG 사옥 근처로 갔더니 약속장소에는 이승훈이 아닌 YG 측 관계자가 나와 있었다"고 전했다.

한씨는 양 대표와의 만남 당시 상황에 대해서도 "양현석이 핸드폰을 빼앗아 전원을 껐다. 경찰서에서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물었다"며 "(비아이) 대마 흡연과 LSD 구매를 자백했다고 말했다. 양현석은 '우리 애들이 조사받으러 가는 것 자체가 싫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마)약 성분을 다 뺐기 때문에 검출될 일은 절대 없다고도 했다"고 무고혐의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식으로 말했다고 했다.

또 "그 말이 기억난다. '서희야! 착한 애가 되어야지. 나쁜 애가 되면 안되잖아'라는…. '꿈이 가수라며? 너는 연예계에 있을 애인데. 내가 너 망하게 하는 건 진짜 쉽다'고도 했다"라고 했다는 것.

앞서 나온 보도에 따르면 비아이는 2016년 4월 한서희와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에서 "나는 그거(LSD·마약 종류) 평생 하고 싶다. 센 거야?"라며 "너랑 같이 해봤기 때문에 묻는것이다"라고 언급했다. 이에 한서희는 "그거 하면 대마초는 우스워 보인다"고 답했다.
양현석/사진=한경DB
양현석/사진=한경DB
한서희는 2016년 8월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비아이에게 마약을 건넸다고 진술했다가 이후 "마약을 제공한 적이 없다"고 말을 바꿨고, 비아이는 아무런 조사도 받지 않은 채 혐의를 벗었다.

이 과정에서 한서희의 진술이 번복된 이유가 YG의 압력 때문이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황이다.

KBS는 13일 공익제보자 방정현 변호사의 말을 인용해 양현석이 직접 한서희를 불러 불이익을 줄 수 있다고 협박했으며 압력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MBC ‘뉴스데스크’도 한서희와의 전화 통화를 공개하며 “양현석의 (사건) 개입을 사실상 인정했다”라고 전했다.

한서희는 같은 YG 소속 그룹 빅뱅의 멤버 탑과 대마초를 흡연한 혐의 등으로 2017년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보호관찰 120시간 등을 선고받았다.

한서희를 통해 마약을 구매했다는 의혹을 받는 비아이는 그룹 아이콘에서 탈퇴했다.

버닝썬 사건 이후 경찰의 유착 논란은 이번 비아이 부실수사 의혹으로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비아이 마약의혹 한서희 /사진=인스타그램
비아이 마약의혹 한서희 /사진=인스타그램
전문가들은 YG엔터테인먼트가 2개월마다 소속 가수들의 마약 검사를 진행했고 비아이에게서 마약이 비검출됐다고 밝힌 데 대해 "마약은 불법이기 때문에 당연히 안했으리라 생각하는게 상식적인데 회사 차원에서 검사를 한다는 것은 이례적이다. 회사 내 다수의 가수가 마약이 적발되자 예방차원에서 했다고 해서 검출됐으니 신고를 했을리는 없고 범죄 사실을 은폐하기 위한 의도가 담겨 있을 수 있다"고 관측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