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시장이 침체되면서 중소 보험사의 경영난이 더욱 악화하고 있다. 시장 포화로 대형 보험사와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보험료 수입이 예전 같지 않은 이유다. 반면 지출은 늘고 있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비해 자본을 계속 더 쌓아야 하기 때문이다.인수합병(M&A) 시장에서 보험사 몸값도 떨어지고 있다. 살 곳은 없는데 잠재 매물들이 계속해서 고개를 들고 있다. KDB생명이 대표적이다. KDB생명은 올해 안에 최대 2400억원을 포함해 내년까지 총 5000억원의 자본을 확충할 계획이다. 후순위채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DB생명이 자본확충을 추진하는 것은 매각을 위한 정지작업이기도 하다. 자본확충으로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을 관리해놔야 인수자가 나설 것으로 판단해서다.하지만 시장에서는 KDB생명을 인수할 곳이 쉽사리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KDB생명의 사실상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2014년 이후 세 차례 KDB생명 매각작업을 벌였지만 불발됐다. 은행들이 KDB생명의 방카슈랑스 상품 판매를 일부 중단하기도 했다. RBC비율 하락으로 소비자들이 보험금을 제대로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었다.MG손해보험은 금융당국으로부터 세 차례에 걸쳐 경영개선 권고를 받았다. 실적 악화로 RBC비율이 권고 기준인 150% 밑으로 급락해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4월 MG손보가 제출한 경영개선계획을 ‘조건부’로 승인했다. MG손보는 2400억원 규모의 증자를 5월 말까지 완료하겠다는 내용을 개선안에 담았다. 하지만 MG손보는 아직까지 증자를 하지 못하고 있다.동양생명과 ABL생명은 최대주주인 중국 안방보험의 지원을 받기 힘들어지면서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안방보험은 2015년 동양생명을, 2016년엔 알리안츠생명(현 ABL생명)을 인수했다. 이후 적극적인 자본확충으로 두 회사는 공격적인 보험영업에 나섰다. 하지만 지난해 중국 정부가 우샤오후이 전 안방보험 회장을 경제범죄 연루 혐의로 기소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중국 정부는 안방보험의 해외 자산 매각 등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 두 회사에 대한 매각설이 나오는 이유다.동양생명은 안방보험의 자금 지원이 힘들어지자 지난해 9월 1000억원, 올해 1월 2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두 보험사는 안방보험의 자금력을 기반으로 국내에서 저축성보험 영업에 공을 들였다”며 “보험사들은 현재 저축성보험의 보험료 전체를 매출로 잡고 있지만 IFRS17에선 저축성보험의 마진만을 매출로 인식하기 때문에 두 보험사도 실적 악화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동양생명은 지난 3월 14일 중국 상하이 아난디호텔에서 뤄젠룽 사장을 비롯해 FC(파이낸셜 컨설턴트), 영업관리자, 임직원 등 약 230명이 함께한 가운데 ‘2019 동양생명 연도대상’ 시상식을 열었다.이번 연도대상 시상식에서는 장금선 명인이 ‘동양대상’을 수상해 FC부문 6년 연속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다이렉트 부문에서는 김형준 팀장이 대상을 받았고, 창립 30주년을 기념해 회사 발전에 공헌한 14명의 명인에게는 감사패가 수여됐다.뤄 사장은 이날 격려사를 통해 “‘삼십이립(三十而立)’이라는 말처럼 동양생명은 어려운 영업환경 속에서도 스스로의 힘으로 흔들림 없이 성장하고 있다”며 “올해 경영 슬로건인 ‘자력갱생’의 자세로 새로운 도전과 혁신을 통해 더 높은 곳으로 도약하자”고 말했다.동양생명은 영업실적이 뛰어날 뿐 아니라 고객을 위해 봉사하고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설계사에게만 ‘명인’이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장씨는 2001년부터 매년 연도대상을 받아온 타이틀 보유자로 동양생명 최초로 6년 연속 대상을 받았다. 지난 21년 동안 보험 영업을 하며 유치한 계약만 9000여 건에 이른다. 장씨는 지난해에만 434건의 신계약을 유치했다. 13회차 계약 유지율도 98%에 이른다.그는 “옳은 상품을 팔았기 때문”이라고 비결을 설명했다. 장씨는 “설계사는 미래를 파는 사람”이라며 “상품이 고객의 미래에도 정말 필요한 것인지 고객 입장에서 한번 더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장씨의 보유계약은 4000여 건, 고객은 1400여 명에 이른다. 계약 유지율도 90% 아래로 내려간 적이 없다. 장씨는 5년 뒤, 10년 뒤 고객의 재정상황이 바뀌면 그에 맞춰 새로운 상품을 소개해주는 등 꾸준히 관리한다. 장씨가 계약하는 상품의 대부분은 질병보험과 같은 보장성 상품이다.그는 “여유자금이 있어도 ‘안 아프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여전히 많지만 막상 ‘부모님 건강하세요?’라고 물어보면 10명에 9명은 고개를 흔든다”고 전했다. 고객들도 부모세대와 같이 노후에 어떤 병으로든 아플 수 있다는 점을 차분히 설명해 보험의 필요성을 강조한다.장씨는 고객의 미래를 지켜주는 일이 보험설계사의 할 일이라는 철학을 갖고 있다. 그는 “보험에 가입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실제 병을 얻었을 때 처지가 완전히 뒤바뀌게 된다”며 “보험설계사를 만난 그날에 보험을 가입한 사람은 결국 10년 뒤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고객들에게 설명한다”고 말했다.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