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으로 번진 검·경 수사권 '공방'
울산의 경찰과 검찰이 수사권 조정을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울산남부경찰서 직원협의회는 30일 경찰서 외벽에 ‘송인택 울산지검장님께 회신합니다’라는 글이 담긴 현수막(사진)을 걸었다. 이들은 송 지검장이 최근 검경수사권 조정에 대해 한 비판 발언을 반박했다.

협의회는 “수사권 조정안에는 경찰 수사에 대한 견제장치도 충분히 포함돼 있다”며 “수사권 조정 이후에도 검찰은 보완수사요구권, 직무배제징계요구권 등으로 수사진행을 견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송 지검장의) 말씀은 무지의 표현이거나 국민을 겁줘 선동하려는 말로 생각된다”고 비판했다.

송 지검장은 지난 27일 국회의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경찰이 수사권 발동에 아무런 제약 없이 언제든지 수사를 개시하고, 계좌와 통신과 주거를 마음껏 뒤지고, 뭔가를 찾을 때까지 몇 년이라도 계속 수사해도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그것은 개혁이 아니라 개악”이라고 신속처리안건으로 상정된 수사권조정법안을 비판했다.

경찰 관계자는 “울산지방검찰청이 이례적으로 지난 22일 울산남부경찰서가 발표한 빈집털이범 검거 사실이 피의사실공표에 해당한다며 엄정 대응하겠다고 한 뒤 지검장이 수사권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자 경찰들이 반발에 나선 것 아니겠냐”며 “검찰이 수사뿐 아니라 입마저 지휘하려 한다는 불만이 있다”고 말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