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 두무진 모습.  인천관광공사 제공
백령도 두무진 모습. 인천관광공사 제공
인천에 있는 강화도와 서해 5도(백령·대청·소청·연평·우도) 등 인천의 북한 접경지역은 한국을 대표하는 평화 관광지다. 남북한 평화에 대한 훈풍을 가장 먼저 체감할 수 있는 곳이다. 인천관광공사는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남북의 숨은 이야기를 간직한 주요 관광지를 발표했다.

강화 평화전망대와 연미정

강화도 연미정에서 바라본 황해도.  인천관광공사 제공
강화도 연미정에서 바라본 황해도. 인천관광공사 제공
강화 평화전망대는 고향을 두고 온 실향민들을 위해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로 2008년 조성됐다. 이곳에선 황해도 개풍군까지 직선거리가 2.3㎞이기 때문에 북한 주민들이 농사짓는 모습과 아이들이 마당에서 놀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야외 전시장에는 망배단이 설치돼 있어 북한에 고향을 두고 온 실향민들의 아픔을 달래준다. 망배단은 이들이 찾아와 1년에 한 번 제사를 지내는 곳이다. 전망대에서 북한 쪽으로 바라보면 강화도와 황해도 사이의 한강하구 중립수역이 보인다. 1953년 정전협정 이후 출입이 금지된 수역으로, 올 4월부터 민간선박의 자유 항해가 허용됐다.

강화 8경의 하나로 손꼽히는 연미정에서도 북한 모습을 육안으로 볼 수 있다. 월곶돈대 꼭대기에 세워져 있어 경기 파주·김포, 북한 황해도 개풍군 일대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연미는 한강과 임진강이 만난 물이 서쪽과 남쪽으로 갈라져 흐르는 모습이 제비꼬리(연미·燕尾)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강화도-개성, 교동도-연백

분단 이전에는 개성인삼이 강화도에 내려와 강화인삼이 됐고, 개성의 방직기술자들이 강화에 방직공장을 세웠다. 강화와 개성은 한동네였다. 강화군은 지난해 방직산업을 재조명하기 위해 우리나라 최초의 방직공장인 조양방직 건물을 개조해 카페를 열었다. 1920년대 초부터 강화군의 주요 산업이었던 소창직물을 기념하기 위해 소창체험관도 만들었다. 소창체험관은 1956년 세워졌던 평화직물 건물을 리모델링했다. 베틀, 무동력직기, 1800년대의 재봉틀(미싱), 평화직물에서 직조된 직물 등 번성했던 옛 방직산업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교동도는 황해도 연백군 주민들이 6·25전쟁 당시 잠시 피란 왔다가 돌아가지 못해 마을을 이룬 곳이다. 2014년 교동대교가 건설되면서 육로 이동이 가능한 섬이 됐다. 대룡시장은 황해도 연백군에서 피란 온 실향민들이 고향에 있는 시장인 ‘연백장’을 되살린 골목시장이다. 어린 시절 아이들과 함께했던 말뚝박기 조형물을 비롯해 힘들었던 시절의 생활 벽화들이 그려져 있다.

평화와 희망의 서해5도

대청도 모래사막 모습.  인천관광공사 제공
대청도 모래사막 모습. 인천관광공사 제공
정부는 지난해 4월 국가지질공원 인증 후보지에 백령·대청·소청도 지역을 선정했다. 남북 긴장관계 때문에 알려지지 않았던 우수한 지질 유산들이 세상 밖으로 나오고 있다. 백령도 대표 관광지 두무진은 10억년 전 바다에 쌓인 사암층이 열과 압력을 받아 단단한 규암으로 변한 곳이다. 세계에서 두 곳밖에 없는 천연 활주로 사곶해변, 심청이가 몸을 던진 인당수, 까나리 액젓을 뿌려 먹는 백령냉면이 유명하다.

대청도에는 나이테바위와 분바위가 있으며, 소청도에는 원시 미생물 화석으로 알려진 스트로마톨라이트가 그대로 남아 있다. 대청도의 모래사막, 지두리해변, 수직절벽, 홍어 요리가 유명하다. 연평도는 포격 사건과 해전으로 다른 섬보다 분단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병풍바위와 망향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북쪽의 절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반세기 동안 꺼져 있던 등대가 지난 17일 재점화됐다. 민민홍 인천관광공사 사장은 “인천이 체류형 관광지가 되도록 서해 5도와 강화·교동도의 접근 수단을 다양화하고 숙박·음식·체험이 가능하도록 힘쏟겠다”고 말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