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철·강경화, 오늘 WFP 사무총장 면담
정부, 대북 식량지원 의견수렴 돌입…내일 민간단체 간담회
정부가 이번 주 국제기구와 민간단체, 종교계, 전문가 등을 잇달아 만나 대북 인도적 식량지원문제와 관련한 본격적인 여론 수렴 작업에 들어간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방한 중인 데이비드 비슬리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을 13일 오후 차례로 면담하고 북한의 식량 상황과 대북 지원 문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WFP는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최근 공동 조사·발표한 '북한의 식량안보 평가' 보고서에서 올해 북한의 식량 사정이 최근 10년 사이에 최악이라며 136만t의 식량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WFP 측에서 다른 국제기구와 함께 전 유엔 회원국들을 대상으로 지원을 요청한 상황"이라며 "오늘 통일부 장관 면담에서도 그러한 요청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국제기구의 요청을 고려하면서 대북 인도적 협력에 관여해온 국내 민간단체, 종교계와도 만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14일 오후 남북회담본부에서 민간단체 대상 의견수렴 간담회를 갖는다.

이 자리에는 국내 대북 인도지원 민간단체의 협의체인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북민협)와 남북교류를 위한 사회단체 협의체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국내 7대 종단 연합체인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관계자 등 15명 안팎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어 김 장관은 15일에는 통일부 인도협력분과 정책자문위원들과 오찬 간담회를 하고 의견을 들을 계획이다.

이상민 대변인은 "각계각층, 보수·진보 할 것 없이 의견을 듣는 목적으로 진행해 나가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주 대북 식량지원 추진을 공식화한 직후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자 일단은 여론 수렴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북 식량지원에 대한 북한의 태도도 고려 요인이다.

북한 선전매체는 전날 "'인도주의'니 하며 공허한 말치레와 생색내기나 하는 것은 북남관계의 새 역사를 써 나가려는 겨레의 지향과 염원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해 식량지원에 호의적이지 않은 태도를 드러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상민 대변인은 해당 보도에 대해 "정부가 일일이 대응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동포애 차원에서 식량 지원 문제를 계속 검토해 나가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