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희현 씨는 지난해 8월 롯데백화점 8주 인턴십을 통해 롯데그룹 87기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다. 장씨는 “8주간의 인턴생활은 백화점 업무를 배울 좋은 기회였다”며 “인턴십을 거쳐 입사한 동기들의 업무집중도도 매우 높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18명의 여름 인턴 경험자 가운데 12명(66%)을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정규직 전환율 70%" 롯데·동원·한화, 채용형 인턴 뽑아
최근 우수인재를 뽑기 위한 방법으로 채용연계형 인턴십을 활용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인턴십은 지원자의 역량과 인성도 함께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을 뿐 아니라 입사 후엔 회사 충성도가 공채 합격자보다 훨씬 높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이 인턴의 정규직 전환 비율을 70% 이상까지 높이고 있다.

롯데그룹은 이달 15일까지 17개 계열사가 인턴 300여 명을 모집한다. 롯데는 2017년 하반기부터 인턴의 정규직 전환 비율을 60~70%로 높였다. 몇 시간 면접으로 뽑는 것보다 인턴십으로 검증된 인재를 채용하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다. 롯데그룹은 오는 10일 서울 엔제리너스 건대역점에서 인사담당자와 실무자가 참여하는 잡카페도 연다. 잡카페 참가를 희망하는 취업준비생은 7~8일 이틀간 신청하면 된다.

LS산전은 생산, 설계, 연구개발, 영업, 글로벌 등 5개 분야에서 글로벌 비즈니스 탤런트 채용형 인턴을 모집 중이다. 토익 800점(오픽IM2)에 학점 3.0점(4.5점 만점) 이상이면 지원할 수 있다. 데이터 사이언스 직무는 석사 이상만 지원할 수 있다. 글로벌 전형은 외국인 유학생이 지원할 수 있다. 영어와 제2외국어(스페인어, 일어, 아랍어 등) 우수자와 해외 대학 이공계 전공자를 우대한다. 최규태 LS산전 인사담당 시니어매니저는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우수 인재를 선점할 수 있는 채용연계형 인턴십을 도입 중”이라고 말했다.

동원그룹도 해외수산, 해외영업 등 9개 직무에서 채용형 인턴 150명을 뽑는다. 정규직 전환율은 70%. 이 때문에 공개채용보다 절차가 더 까다롭다. 채용 절차가 공채와 똑같으면서 6주간 인턴십이 추가된다. 임지현 동원그룹 인재채용팀장은 “인턴십 기간에 현장실습, 과제수행, 수행평가 등을 통해 임원면접 대상자를 선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시스템은 정보기술(IT) 비전공자가 지원할 수 있는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6개월 인턴십을 진행한다. 소프트웨어(SW) 개발 운영에 관심있는 비공학계열자가 지원 대상이다. 신동일 한화시스템 ICT부문 경영지원실장은 “업종 간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스티브 잡스 같은 IT 비전공자가 오히려 개발자로서 두각을 나타내는 사례가 늘고 있어 이 같은 인턴십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게임기업 엔씨소프트도 하계 인턴을 뽑는다. 9일 오전 10시부터 페이스북을 통해 채용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외국계 기업들도 인턴십 채용에 나섰다. 글로벌 화장품기업 로레알코리아는 2·6개월 인턴십을 모집하고 G마켓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와 나이키코리아도 여름 인턴십을 운영한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