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정보 분석해 비만관리 서비스…맞춤형 항암제 처방도 할수 있죠"
“모든 국민이 자신의 유전체를 분석해 건강해지도록 돕는 게 목표입니다.”

박웅양 지니너스 대표(사진)는 “유전체 분석은 나를 이해하는 또 다른 방법”이라며 “개인 맞춤형 약을 처방하고 병을 치료하는 것은 물론 예방까지 하는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삼성유전체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박 대표는 지난해 4월 창업했다. 2013년부터 5년 동안 연구소에서 개발한 다양한 유전체 정보 분석 기술을 활용해 환자는 물론 건강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서다.

지니너스는 이달 중순께 비만 전문 병원 네트워크인 365mc와 함께 비만 관리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비만 위험 유전자, 식탐 유전자 등을 분석해 맞춤형 비만관리 처방을 해 준다. 병원에서 유전자 분석을 한 뒤 자신에게 맞는 건강관리법 등을 확인하는 헬스스캔 서비스다. 올 하반기에는 질환별 맞춤형 처방 서비스를 암 심장질환 등으로도 확대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유전형에 따라 당뇨 위험이 높은 사람은 혈당이 오르지 않도록 주의하고 고혈압 위험이 높은 사람은 혈압 관리를 할 수 있다”며 “자신에게 맞는 진통제, 항우울제 등도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지니너스의 강점은 연구역량과 기술력이다. 헬스스캔을 포함해 의료기관과 손잡고 캔서스캔, 리퀴드스캔 등 세 가지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캔서스캔은 삼성유전체연구소에서 개발해 랩지노믹스에 기술이전한 암 진단 유전체 패널이다. 혈액 대신 암 조직을 분석해 세포별 특징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삼성서울병원 등 국내 의료기관에서 암환자 치료에 활용되고 있다. 지니너스는 해외로도 확대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정식 허가받은 암 패널은 미국에 세 개, 일본에 두 개밖에 없다”며 “국내에는 아직 허가받은 패널이 없고 병원들이 자체적으로 만들어 쓰는데, 그만큼 기술 표준화가 어렵다는 의미”라고 했다.

리퀴드스캔은 암 환자 혈액으로 각종 돌연변이를 확인하는 액체생검 서비스다. 박 대표는 “폐암 환자 중에는 나이가 많거나 재발해 침으로 찌르는 조직검사를 하기 어려운 환자도 많다”며 “이들의 혈액을 분석해 맞춤형 항암제 등을 찾아주는 것”이라고 했다. 리퀴드스캔으로 환자에게 적합한 항암제만 쓰게 되면 불필요한 약 사용이 감소해 진료비 부담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병원 밖 서비스도 제공한다. 지난달 소비자 직접 의뢰 유전자검사(DTC) 상품인 인사이드미를 출시했다. 이달 중순에는 장내 세균을 분석해 음식 처방 등을 하는 위드미를 출시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장내 세균과 유전체 분석을 결합해 종합적인 건강 컨설팅을 해 주는 방법도 도입할 계획”이라고 했다.

박 대표는 의사 창업자다. 자본금 5억원, 직원 20명으로 시작한 지니너스는 5년 안에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