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대졸 신입사원 공채 지원자들이 14일 서울 대치동 단국대사범대부속고에 마련된 시험장에서 삼성직무적성검사(GSAT)를 마친 뒤 빠져나오고 있다.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삼성그룹 대졸 신입사원 공채 지원자들이 14일 서울 대치동 단국대사범대부속고에 마련된 시험장에서 삼성직무적성검사(GSAT)를 마친 뒤 빠져나오고 있다.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역대급 난도에 멘붕(멘탈 붕괴)이었다.” “언어 문제를 보고 난 뒤 정신줄을 놨다.”

삼성그룹 대졸 신입사원 입사시험인 삼성직무적성검사(GSAT)를 14일 치른 수험생들은 이구동성으로 “까다로운 문제가 많았다”는 반응들이었다. 서울 잠실동 잠신고에서 시험을 마치고 나온 한 수험생은 “언어논리 영역에서 과락할 것 같다”며 울먹였다.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에 응시한 한 공대생도 “전날(13일) LG그룹의 인적성시험을 보길 잘한 것 같다. 삼성 입사는 이미 포기했다”고 체념한 듯 털어놨다. 온라인 취업 커뮤니티에는 지원자들의 시험 후기가 실시간으로 올라왔다.

삼성 GSAT은 이날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 국내 5개 도시와 미국 뉴어크, 로스앤젤레스 등 해외 2개 도시에서 동시에 치러졌다. 지원자들은 언어논리, 수리논리, 추리, 시각적 사고 등 4개 과목의 110문항을 115분 동안 풀었다.

이날 시험에서는 언어논리 영역의 난도가 가장 높았다고 수험생들은 전했다. ‘겸손한 태도로 남에게 양보하거나 사양하다’란 뜻을 지닌 ‘겸양하다’의 반의어를 맞히는 문제가 대표적으로 꼽혔다. 정답은 ‘잘난 체하다’는 의미를 지닌 ‘젠체하다’였다. 상당수 지원자들이 시험이 끝난 뒤 답을 확인하고는 “난생 처음 보는 단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일 처리가 반듯하고 야무진 것’을 뜻하는 ‘칠칠하다’와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망설임’을 의미하는 ‘서슴다’라는 단어의 정확한 의미를 묻는 문항도 어려웠던 문제로 거론됐다. 시각적 사고 영역의 종이접기 문제와 수리논리 영역의 확률 문제들도 대체로 풀기 힘들었다는 분위기였다.

계열사 중 유일하게 서술형 문제를 낸 제일기획에선 ‘카메라’를 제시어로 주고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요일별로 다르게 활용하는 방안을 묻는 문제가 나왔다. 서울 용산고에서 시험을 본 한 지원자는 “과거 서술형 기출 문제들은 대부분 광고와 관련한 내용이었다”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출제 영역과 유형에 당황했다”고 말했다.

GSAT 합격자는 오는 25일께 발표된다. 이어 다음달 계열사별로 직무역량 프레젠테이션, 창의성 면접, 임원면접(인성검사) 등을 거쳐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다. 삼성을 시작으로 대졸 공채 시험이 잇따른다. CJ그룹이 20일 대졸 공채 입사 시험을 치른다. 21일 포스코그룹, 27일 롯데그룹, 28일 금호아시아나그룹 등의 시험이 예정돼 있다. 공공기관 27곳도 다음달 초까지 3589명의 신입사원을 뽑는 필기시험을 순차적으로 치른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