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 딸 출산 선물로 SUV 사주자, 며느리 울며 하는 말…"불공평 하십니다 어머니"
60대 주부 A씨도 '효도 계약서'를 써야 하나 고민 중이다.
그는 슬하에 남매를 두고 있고 결혼할 때 똑같이 1억 5000만 원 씩 건네줬다.
딸은 같은 직장에 다니는 사위와 결혼했고, 사돈이 아파트를 구입해준 터라 풍족하게 살고 있다. 반면 A씨의 아들은 외벌이다. 며느리는 3000만 원을 들고 결혼했고, 이후 손주를 둘 낳았다.
문제는 딸이 임신하면서 며느리가 섭섭함을 토로하기 시작했다.
A씨는 "딸에게 임신 축하 선물로 SUV 차량을 선물했다. 그런데 며느리가 울면서 '저 임신했을 때는 도움도 주지 않으면서 잘 사는 형님에게 온갖 지원을 해주는 게 너무 서운하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며느리의 이야기를 듣고 A씨는 어이가 없었지만 차분히 타일렀다. "너희는 1시간 반 거리에 살면서 명절 두 번, 우리 생일 두 번 얼굴 보러 오지 않냐"라며 "손주 둘 낳았을 때도 산후조리에 쓰라고 200만 원씩 줬지 않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금전적인 지원을 하는 것은 부모 마음이다. 딸네는 가까이 살면서 뮤지컬, 콘서트 등 예약하고 항상 데리고 다녔다. 해외여행도 두 번이나 보내줬다. 얼마나 살뜰히 챙기는지 모른다"라고 말했다.
A씨는 며느리 눈치를 보느라 출산을 했을 때에도 아기가 100일이 지났을 때 한 번 보고 당일날 집에 돌아왔었다고 한다.
그는 "며느리에게 바라는 것도 없고, 아들, 손주 녀석들 목소리라도 가끔 듣고 싶은데 일주일에 한 번 통화할까 말까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늙어서 자식 덕 볼 생각은 꿈도 꾸지 않는다"라며 "자식에게 폐 끼치지 않기 위해 건물 두 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아들과 며느리가 어버이날에도 전화 한 통 없을 만큼 무심하다. 지난 명절 때 유산은 균등 상속할 생각이 없고 우리에게 잘하는 자식에게 더 많이 배분할 것이라고 하자 며느리가 '유산을 가지고 효를 강요하는 것처럼 들린다'며 속상함을 토로했다"고 전했다.
그는 "아들과 딸 둘 다 정성 들여 키운 내 자식인데, 그동안 키워주고 결혼할 때 지원해줬으면 부모로서 역할은 다 했다고 생각한다"며 "부모와 가까이 살며 나에게 효도하는 자식에게 정이 가고, 돈을 더 쓰게 되는 것이 불공평한 차별인지 젊은 분들의 의견이 궁금하다"라고 조언을 구했다.
네티즌들은 "며느리도 친정 엄마에게 SUV 사달라고 하면 되겠다", "부모 입장에서 이미 충분히 금전적인 지원을 해준 것 같다", "본인이 할 건 하나도 안 해놓고 유산은 욕심낸 다는 것이 못된 심보"라고 지적했다.
반면 "며느리가 괘씸하겠지만 이런 방법으론 관계만 악화될 뿐이다", "아들 내외는 경제적으로 많이 힘든 것 같다. 부모를 신경 쓸 겨를이 없어서 그런 듯", "못 사는 자식 안타깝게 생각해주고 며느리를 배려해주면 좋겠다", "사위는 집 장만을 해왔고, 아들은 1억 5000만 원 쥐어주고 결혼하지 않았나. 스타트가 다른데 며느리 입장에서 섭섭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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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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