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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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자식 간에 재산을 주며 부양을 요구하는 '효도 계약서'가 늘고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부양료 청구 및 부양의무자 지정ㆍ변경ㆍ취소 청구 사건은 지난해 225건에 이르렀다. 일부는 부모가 재산을 증여했음에도 약속처럼 부모를 돌보지 않아 갈등을 야기하기도 한다.

60대 주부 A씨도 '효도 계약서'를 써야 하나 고민 중이다.

그는 슬하에 남매를 두고 있고 결혼할 때 똑같이 1억 5000만 원 씩 건네줬다.

딸은 같은 직장에 다니는 사위와 결혼했고, 사돈이 아파트를 구입해준 터라 풍족하게 살고 있다. 반면 A씨의 아들은 외벌이다. 며느리는 3000만 원을 들고 결혼했고, 이후 손주를 둘 낳았다.

문제는 딸이 임신하면서 며느리가 섭섭함을 토로하기 시작했다.

A씨는 "딸에게 임신 축하 선물로 SUV 차량을 선물했다. 그런데 며느리가 울면서 '저 임신했을 때는 도움도 주지 않으면서 잘 사는 형님에게 온갖 지원을 해주는 게 너무 서운하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며느리의 이야기를 듣고 A씨는 어이가 없었지만 차분히 타일렀다. "너희는 1시간 반 거리에 살면서 명절 두 번, 우리 생일 두 번 얼굴 보러 오지 않냐"라며 "손주 둘 낳았을 때도 산후조리에 쓰라고 200만 원씩 줬지 않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금전적인 지원을 하는 것은 부모 마음이다. 딸네는 가까이 살면서 뮤지컬, 콘서트 등 예약하고 항상 데리고 다녔다. 해외여행도 두 번이나 보내줬다. 얼마나 살뜰히 챙기는지 모른다"라고 말했다.

A씨는 며느리 눈치를 보느라 출산을 했을 때에도 아기가 100일이 지났을 때 한 번 보고 당일날 집에 돌아왔었다고 한다.

그는 "며느리에게 바라는 것도 없고, 아들, 손주 녀석들 목소리라도 가끔 듣고 싶은데 일주일에 한 번 통화할까 말까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늙어서 자식 덕 볼 생각은 꿈도 꾸지 않는다"라며 "자식에게 폐 끼치지 않기 위해 건물 두 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아들과 며느리가 어버이날에도 전화 한 통 없을 만큼 무심하다. 지난 명절 때 유산은 균등 상속할 생각이 없고 우리에게 잘하는 자식에게 더 많이 배분할 것이라고 하자 며느리가 '유산을 가지고 효를 강요하는 것처럼 들린다'며 속상함을 토로했다"고 전했다.

그는 "아들과 딸 둘 다 정성 들여 키운 내 자식인데, 그동안 키워주고 결혼할 때 지원해줬으면 부모로서 역할은 다 했다고 생각한다"며 "부모와 가까이 살며 나에게 효도하는 자식에게 정이 가고, 돈을 더 쓰게 되는 것이 불공평한 차별인지 젊은 분들의 의견이 궁금하다"라고 조언을 구했다.

네티즌들은 "며느리도 친정 엄마에게 SUV 사달라고 하면 되겠다", "부모 입장에서 이미 충분히 금전적인 지원을 해준 것 같다", "본인이 할 건 하나도 안 해놓고 유산은 욕심낸 다는 것이 못된 심보"라고 지적했다.

반면 "며느리가 괘씸하겠지만 이런 방법으론 관계만 악화될 뿐이다", "아들 내외는 경제적으로 많이 힘든 것 같다. 부모를 신경 쓸 겨를이 없어서 그런 듯", "못 사는 자식 안타깝게 생각해주고 며느리를 배려해주면 좋겠다", "사위는 집 장만을 해왔고, 아들은 1억 5000만 원 쥐어주고 결혼하지 않았나. 스타트가 다른데 며느리 입장에서 섭섭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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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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