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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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동'을 비롯한 포르노 동영상을 노출하는 성인사이트, 몰래카메라 등 불법 영상물을 게시하는 유해사이트 등이 전면 차단되면서 일부 남성들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지난 11일부터 정부는 이전보다 더욱 강력해진 웹사이트 차단 기술을 적용해 성인사이트, 불법 영상물 사이트 등의 접속을 막았다. KT 등 국내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가 당국의 요청에 따라 '서버네임인디케이션(SNI) 필드차단 방식'을 이용해 차단을 시작한 것.

이는 해외 유명 성인 사이트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정부가 불법으로 규정한 웹사이트의 경우 접속이 불가했다. 11일 하루 동안에만 약 800개의 웹사이트가 SNI 필드 차단 방식으로 접속이 끊긴 것으로 알려졌다.

SNI 차단 방식은 이전의 URL차단, DNS 차단 방식 보다 강력한 것. URL 차단 방식은 'https'를 주소창에 쓰는 방식으로 간단하게 뚫렸고, 지난해 10월 도입된 DNS 방식 역시 DNS 주소 변경 등으로 접속할 수 있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지난해 웹사이트 23만8246건을 차단·삭제 조치하는 등 정부는 성매매·음란·도박 등 이른바 유해 정보를 막는 데 주력했지만 이처럼 곧바로 차단을 우회해 접속하는 방법이 온라인을 통해 유통됐다.

SNI 필드 차단은 접속 과정에서 주고받는 서버 이름(웹사이트 주소)이 암호화가 되지 않고 그대로 노출된다는 점을 주목해 단속한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SNI필드 차단을 하려면 정부가 기기 사이에 오가는 패킷(데이터 전송 단위)을 볼 수밖에 없다는 점 때문에 "인터넷 이용자들이 누려야 할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또한 벌써부터 일부 웹브라우저에서 SNI 암호화 기능을 켜면 정부의 차단 조치를 우회할 수 있다는 방법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유통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버닝썬 VIP룸 화장실에서 촬영된 것으로 알려진 몰카 성관계 동영상이 게재돼 유명세를 얻었던 불법 성인사이트 등 몇몇 유명 사이트도 원할하게 접속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행 하루만에 성인사이트 차단에 대한 찬반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개인의 표현의 자유 위축 외에 "성인이 성인물도 마음대로 못보냐"는 일부 남성들의 반발이 큰 것. 반면 최근 급증하는 엽기적인 흉악 성범죄, 몰카 등 생활 성범죄에 경각심을 주기 위해서라도 더욱 강력한 차단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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